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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슈틸리케가 던진 화두 "왜 실수를 두려워하는가"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6-07-26 20:50 송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의 축구 선수들에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의 축구 선수들에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경기장 안팎을 오가면서 한국 축구를 위한 진심어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번에는 강단에 섰다. 미래의 박지성, 미래의 기성용을 꿈꾸는 축구 꿈나무들과 그들을 키우는 학부모와 지도자들을 향해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26일 오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강연시리즈 제10차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 무대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선택한 이유와 2년 여 함께 하면서 느꼈던 바를 소개했다.

4천석을 가득 채운 일반인들 앞에 선 슈틸리케 감독은 먼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은 처음인 것 같다. 예전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뛸 때 8만명 앞에서 축구도 해봤지만 이런 강단은 낯설다"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최근 내가 여름휴가를 쓰지 않는 것이 화제가 되는 것 같은데, 사실 작년에도 안 갔는데 왜 올해만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건넨 뒤 "K리그가 한창 시즌인데 대표팀 감독이 자리를 지키는 게 당연하다. 특히 9월1일부터 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된다. 잘 준비해야한다. 결국 지도자 생활에서 남는 것은 기록뿐"이라면서 진지한 자세도 덧붙였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독일 축구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약 3주간 한국을 찾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제안이 왔고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고 처음 부임했을 때를 떠올린 뒤 "2002월드컵 당시 한국 국민들이 보여줬던 열정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표팀과 국민이 하나 되는 모습을 한국에서 직접 느끼고 싶어 수락했다"고 기억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궁극적이 지향점은 그때의 그 뜨거움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의 축구대표팀이 다시 국민과 함께 하도록 만들어주고 싶다. 최근 미얀마나 라오스 같은 약팀과의 경기 때도 3만명 같은 팬들이 왔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흐뭇함을 피력했다.

덧붙여 "팬들이 많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당장 9월1일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때 자칫 중국 팬들이 더 많을 수 있다. 깊은 응원을 부탁한다"면서 당부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의 축구 선수들 나아가 한국에서 축구 선수로 생활하게 될 이들에게 자신이 느낀 것을 기반한 조언을 건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껏 대표팀 안팎에서 선수들을 만나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한국 선수들은 실수를 너무 두려워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마음의 큰 짐을 안고 경기에 임한다는 지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내가 골을 넣을 수 있을까' 등등의 무거운 고민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가서는 잘하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짚어낸 뒤 "실수하는 것을 두려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실수를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그 실수가 아이에게는 위대한 도전이었을 수 있다. 결과는 실패지만 도전 자체는 아주 큰 성공이었다. 실수에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한다"고 슈틸리케 감독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끝으로 슈틸리케 감독은 "나 역시 내가 가진 축구 철학과 우리가 나아고자 하는 방향 안에서는 완벽도 추구한다. 하지만 그 틀 안에서 벌어지는 실수는 언제든 인정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는 말로 앞으로 성장해야할 선수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할 화두를 던졌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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