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SKT-CJ헬로비전 '8개월 동행' 종지부…"동지에서 다시 경쟁자로"

SKT, 27일 인가 '철회' 예정…양사, 조직 추스르기 서두를듯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07-26 17:01 송고 | 2016-07-26 17:36 최종수정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하기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 News1 황기선 기자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인수·합병(M&A)을 불허하기로 최종결정을 내렸다.   © News1 황기선 기자


SK텔레콤이 미래창조과학부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인가 '취하'를 신청하기로 하면서 양사의 8개월간에 걸친 동행에 종지부를 찍는다.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국내 첫 방송과 통신간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로 M&A가 최종 무산되면서 이제 '동지'에서 다시 '경쟁자'로 돌아서 각자도생에 나선다. 

26일 업계 및 미래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7일까지 미래부에 인가 취하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1일 미래부에 인가신청을 낸 지 7개월만의 취하 신청이다. 앞서 25일 SK텔레콤은 CJ오쇼핑과 맺은 CJ헬로비전 주식매매 계약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간 합병계약도 해제했다.

이에 대해 거래 상대인 CJ오쇼핑과 CJ헬로비전은 "SK브로드밴드㈜로부터 합병계약 해제통보에 대한 내용증명을 받았다"며 "해제사유 발생 여부에 대해서 검토중이며 확정사항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주식매매 계약에 정부 인허가를 받지 못하면 취소할 수 있게 돼 있어서 (해제 통보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각될 처지였던 CJ헬로비전은 M&A 실사를 위해 영업기밀 등이 모두 상대에 공개된 데다 정부심사가 8개월이나 지속되면서 영업활동도 중단돼 M&A 무산에 따른 피해가 SK텔레콤보다 더하다. 이 때문에 CJ헬로비전은 '추가대응'에 대한 가능성을 늘 열어뒀다. 

공정위가 지난 18일 '금지' 결정을 내렸을 때도 SK텔레콤은 깨끗하게 수용한다는 입장이었지만 CJ헬로비전은 수용하되 이후 대응 방안을 밝히겠다며 불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SK텔레콤이 무선 경쟁력을 내세운 결합상품으로 케이블 시장의 '코드커팅'을 주도해오면서 양사간 갈등도 컸다. 통신분야에서도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했다. 양사간 M&A를 통해 '시너지'를 내려고 했던 부분이 이제는 서로에게 겨눌 '총구'로 돌아온 셈이다.

CJ헬로비전은 우선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CJ헬로비전의 1분기 매출은 27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6% 줄었다. 

CJ헬로비전측은 "매각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받았을 상처, 이로 인해 위축된 기업문화는 회복시켜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내부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해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M&A로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에 필적할 '넘버2'로 도약을 기대했던 SK텔레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분간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미디어 확대 전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B tv'는 지난 2006년 7월 24일 '하나TV'라는 이름으로 국내 첫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해 최근 10주년을 맞았다. 가입자수는 2012년 4월 100만을 돌파, 2015년 3월 300만을 넘은 뒤 현재 380만이다. 
 
IBK투자증권의 이장원 연구원은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은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성장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콘텐츠에 주력하겠다는 CJ그룹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하지만 수익기반인 가입자에 변동이 생긴 것은 아닌 만큼,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을 재추진하고 영업채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K가 추후 M&A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사모펀드가 주인이라 매각이 불가피한 딜라이브(옛 씨앤앰), 현대HCN이 다음 짝이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과 M&A 결정을 하기 전에 양사와 물밑에서 이미 접촉한 바 있다. 방송통신 융합이 전 세계적 추세인 만큼, M&A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IPTV '만년 3등'인 LG유플러스가 추격에 나설 수도 있어 추후 M&A를 통한 시장 재편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도 이번 M&A를 '권역' 시장으로 획정하고 금지하자 향후 케이블의 M&A가 불가능해는 것이냐는 우려가 컸지만 이번 사안으로 국한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동통신1위 SK텔레콤과 케이블TV와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간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경쟁제한 우려가 커 금지한 것"이라며 "통신사와 케이블(SO), SO와 SO 사이의 결합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보다 경쟁제한 정도가 작은 기업결합은 가능하다는 말이다.


2brich@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