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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년 전과 같은 대처' KBO, 발본색원 의지 있나

(서울=뉴스1) 김지예 기자 | 2016-07-26 12:42 송고 | 2016-07-26 14:34 최종수정
승부조작에 연루된 NC 다이노스 이태양, 넥센 히어로즈 문우람, KIA 타이거즈 유창식(왼쪽부터).© News1 DB
승부조작에 연루된 NC 다이노스 이태양, 넥센 히어로즈 문우람, KIA 타이거즈 유창식(왼쪽부터).© News1 DB

4년 만에 또다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올해 KBO리그는 악몽의 7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의 이태양이 지난해 4경기에서 고의로 볼을 던져 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다음날 이태양의 승부조작을 주도해 설계한 사람이 넥센 히어로즈의 문우람(현 상무 소속)이었다는 창원지검의 발표는 충격을 더했다.

24일에는 KIA 타이거즈의 유창식이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지난 2014년 고의 볼넷을 내주며 승부조작을 했다고 자진 신고했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김성현과 박현준이 첫 이닝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했을 때 KBO는 이들을 영구제명하고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년이 지나고 다시 검은 덫에 걸렸고, KBO도 시곗바늘을 되감아 2012년에 머물러있다.

내놓은 대책이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지난 2012년 3월5일 KBO는 당시 불거진 승부조작 파문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해 3월13일 KBO는 승부 조작의 재발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KBO는 경기 조작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프로스포츠 공정 센터를 신설해 전경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를 받아 경기 조작과 관련된 첩보를 수집 및 조사하는 암행 감찰제도도 도입한다고 알렸다.

이밖에 경기 조작 신고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주고, 자진 신고자에게 처벌을 최대한 감경해주는 제도를 마련했다.

KBO는 제도와 더불어 법무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연계해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자정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시 돌아와 2016년 KBO도 같은 대책을 내놓았다. 21일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22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대안을 제시했다.

2016년 버전은 3주간 자진 신고 기간을 설정해 부정행위 관련자에 대한 자수 유도, 기존의 공정센터를 확대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 신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열린 전 경기를 대상으로 배팅패턴에 따른 모니터링 실시, 신고자 포상제, 부정방지 및 윤리교육 대폭 강화다.

현재 연간 2회인 교육을 총 4회로 확대하고 교육이수인증제도를 도입해 미이수자에 대해서는 경기출전을 금지시키는 등 새로운 내용도 있지만 큰 틀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특히 자진 신고 제도의 경우 너무 빈약했다.

역대 최초로 승부조작을 스스로 털어놓은 유창식은 KIA 구단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한 경기는 2014년 4월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단 한 경기뿐이고 5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25일 오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결과 2경기에 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김성현과 박현준이 영구제명됐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재발했다는 점에서 목표했던 일벌백계의 효과도 볼 수 없었다.

적극적인 대책이 없는 가운데 스포츠의 근간을 훼손하는 승부조작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4년 전과 같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KBO에 근절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소속 투수 3명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들의 계약을 해지하고 구단 대표가 사표를 제출했다. 그런데 올해 봄 불법도박에 연루된 선수 1명이 추가로 나왔고 구단 수뇌부가 일괄 사임했다.

대만 프로야구는 1995년부터 6차례 승부조작이 터지면서 11개 팀 중 7개 팀이 사라지며 몰락했다. 이번에 제대로 뿌리뽑지 않으면 KBO의 미래는 대만의 데칼코마니가 될 수 있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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