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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헤어나지 못한 승부조작,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서울=뉴스1) 김지예 기자 | 2016-07-25 16:26 송고 | 2016-07-26 14:45 최종수정
승부조작에 연루된 NC 다이노스 이태양, 넥센 히어로즈 문우람, KIA 타이거즈 유창식(왼쪽부터).© News1 DB
승부조작에 연루된 NC 다이노스 이태양, 넥센 히어로즈 문우람, KIA 타이거즈 유창식(왼쪽부터).© News1 DB

5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사상 첫 800만 관중 몰이에 도전하는 2016 KBO리그가 승부조작이라는 찬물을 맞았다.

2012년의 데자뷔라 더 충격적이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김성현과 박현준은 브로커의 제의를 받아 고의로 볼넷을 내주고 돈을 받는 등 경기에 개입했고, 200만~300만원가량의 금품을 대가로 받았다.

당시 김성현과 박현준은 모두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KBO는 이들에게 영구실격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뒤 3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수법은 더 대담해졌다. 2012년과 달리 이번에는 선수가 직접 브로커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다음 승부조작을 제안했다.

창원지검에 따르면 NC 다이노스 이태양은 지난해 특정 경기에서 고의로 볼을 던져 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을 받았는데 이를 넥센 히어로즈 출신의 국군체육부대 소속 외야수 문우람이 설계했다.

이태양은 불구속 기소됐고 구단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문우람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군 검찰에 이첩됐다.

24일에는 KIA 타이거즈의 유창식이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지난 2014년 고의 볼넷을 내주며 승부조작을 했다고 자진 신고했다.

KBO는 이태양, 문우람, 유창식에게 전부 참가활동정지 제재를 내렸다.

구단들은 최근 면담을 통해 소속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 여부를 조사했지만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수사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예로 유창식은 KIA 구단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한 경기는 2014년 4월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단 한 경기뿐이고 5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25일 오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결과 2경기에 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불안감이 남아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기에 더욱 무섭다.

프로야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알려진 선수들 외에도 승부조작을 한 선수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승부조작이 문제되고 있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분위기도 만연하다. 1군 선수가 2군 선수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선수들 사이에 도덕 불감증이 만연해 관련 풍토에 뿌리가 깊숙히 박혀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BO는 21일 "재발 방지를 위한 리그 차원의 확고한 대책을 수립하고 불법 스포츠 베팅사이트의 근절을 위해 정부당국, 프로스포츠 협회, 각 연맹과 더욱 긴밀하게 협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추상적이다. 말 뿐만 아니라 보다 구체적으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선수들 본인이 승부조작의 무서움을 인지해야 함은 당연하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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