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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회담서 드러난 한중관계 현주소…대북공조 '빨간불'

사드 이후 냉랭한 관계 대변하듯 과격한 언사
북중 '보란듯이' 친밀 과시

(서울=뉴스1) 황라현 기자 | 2016-07-25 12:57 송고
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왼쪽)이 24일 저녁(현지시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2016.7.25/뉴스1
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왼쪽)이 24일 저녁(현지시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2016.7.25/뉴스1

한·중 양국 외교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국내 배치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면서 향후 험난한 한중관계를 예고했다.
아세안지역포럼(ARF) 참석차 24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도착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 기자들 앞에서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의 신뢰의 기초를 손해(훼손)시켰다", "한국 측이 우리 사이의 관계를 수호하기 위해서 어떤 실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보려고 한다" 등 외교 관례상 보기 드문 과격한 언사를 쏟아냈다.

특히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 들어보려고 한다"는 고압적인 말투에는 자신들이 요구하는 사드 배치 철회를 한국이 수용할 생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러 왔다는 뜻으로 읽혔다. 사드 배치 철회가 없는 한 한·중관계 발전도 없다는 단호한 메시지다.

사드 문제로 촉발된 한·중관계 균열은 우려했던 것처럼 중국의 대북제재 이탈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난하는 대북(對北) 비난 성명이 채택될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던 국제사회에서의 합의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는 북핵과 사드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대북결의 2270호 이행보고서에서도 이례적으로 사드 반대 입장을 명시하면서 두 사안을 적극적으로 연계했다.

중국이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로 '보란 듯이' 북한과 가까운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우려를 더욱 심화시킨다.

베이징을 경유해 비엔티안에 도착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왕 부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와, 호텔 역시 같은 곳에서 묵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북중간 회동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지난 6월초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데 이어 북중 외교수장간 회동이 2년만에 재개된다면 양측 관계는 어느정도 회복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추진과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부의 발에는 불똥이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오는 9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이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계기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회동해 정상 차원의 논의가 이뤄진다면 사드 배치 이후 냉각된 한·중 관계에 새로운 활로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정부 한 소식통은 "중국과의 협상은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천번 반복을 해야해야 하는 문제로 (정부는) 그런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greena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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