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섬마을 개밥그릇이 국보급 도자기라니 참말이여?"

국립중앙박물관, 발굴 40주년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7-25 13:38 송고 | 2016-07-26 10:19 최종수정
발굴 40주년 기념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전시전경 © News1
발굴 40주년 기념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전시전경 © News1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신안해저선 발굴 40주년을 맞아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을 24일부터 9월4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선 신안해저선의 전모를 생생히 실감할 수 있도록, 발굴된 2만4000여점의 문화재 가운데 현시점에서 전시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모아 최초로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역사상 가장 많은 수량의 문화재를 공개하는 전시다.

신안해저선에 대한 발굴은 1975년 8월 전남 신안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도자기 6점에서 비롯됐다. 이에 당시 문화재관리국(지금의 문화재청)은 1976년 10월27일부터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했다. 그 결과 신안해저선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1984년까지 9년여 동안 11차례에 걸쳐 배와 함께 실려 있었던 각종 물품 2만4000여점과 동전 28톤 상당의 문화재들을 발굴했다.

전남 신안군 증도는 예로부터 도자기가 어부들의 그물에 심심찮게 걸려 나왔으며 좋은 것은 가져다가 개밥그릇이나 요강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엿장수에게 엿으로 바꿔 먹기도 했다.

어부 최형근 씨(당시 48세)는 도자기 몇 점과 청자 관음불상이 그물에 걸려들자 지도(증도)면 방축리 검산마을에 있는 집으로 가져갔다. 그는 높이 20㎝가량의 청자 관음보살상을 목포에서 온 고물상 엿장수에게 1500원을 받고 팔았고 나머지 도자기는 집에 보관했다.
최 씨의 동생 평호 씨(무안군 삼향읍 삼향초등학교 교사)가 1976년 1월 겨울방학 기간에 형의 집을 찾았다가 이 도자기가 고려시대 도자기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목포시청과 신안군청을 찾아갔으나 시청과 군청 직원들은 속임수로 보상금을 타내려 한다며 오히려 꾸짖기까지 했다

4월에는 어부 박창석 씨가 또다시 같은 장소에서 청자와 백자를 건져서 신고하자 신안 앞바다에 보물선이 가라앉아 있다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최씨 형제가 보관한 도자기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 감정단이 감정한 결과 도자기 7점 가운데 하나가 중국 용천요(룽취안요)의 청자대형화병으로 판명돼 약 10억~20억원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국내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보상금은 100만원이었고 다시 세금으로 60만원을 공제하는 바람에 이들 형제가 손에 쥔 돈은 고작 40만원뿐이었다.

신안해저선 교역 예상도 © News1
신안해저선 교역 예상도 © News1

이번 특별전은 △신안해저선의 문화기호 읽기 △14세기 최대의 무역선 △보물창고가 열리다 등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신안해저선의 문화기호 읽기'에서는 복고풍의 그릇들과 차(茶), 향, 꽃꽂이 등과 관련된 완성품들을 소개한다. 이로써 당시 동아시아에서 유행한 중국적 취향과 그에 따른 일본 상류층이 선호했던 문화생활을 살펴보고, 나아가 고려에 있었던 비슷한 문화적 취향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제2부 14세기 최대의 무역선'에서는 신안해저선이 닻을 올렸던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닝보(寧波)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교역 활동을 소개한다. 신안해저선의 선원과 승객들의 선상 생활도 살펴본다.

제3부'보물창고가 열리다'는 으뜸 전시공간으로서 신안해저선에 실렸던'화물'들을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도록 도자기, 동전, 자단목, 금속품 및 향신료 등을'큰 덩어리'로 소개한다. 일부는 당시의 발굴 상황 등을 재현해 전시한다. 이로써 신안해저선의 실체와 함께 중세 동아시아의 문화교류 양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신안해저선의 발굴은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효시가 됐으며, 그 경험과 성과는 이후 수많은 수중문화재 조사의 밑바탕이 됐다. 발굴된 문화재들은 14세기 동아시아의 경제적·문화적 교류 등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

특별전 연계 학술행사로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오는 9월2일 마련하며, 전시 내용과 수량을 조정해 오는 10월25일부터 2017년 1월30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도 특별전을 이어간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가 타임캡슐처럼 650여년 만에 나타난 신안해저선은 우리에게 여전히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이번 특별전이 신안해저선에 대한 연구에 커다란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입장료 3000~5000원. 문의 (02)2077-9000.

© News1
© News1


© News1
© News1


향 도구들(사진=국립중앙박물관)
향 도구들(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자 팔괘무늬 향로(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자 팔괘무늬 향로(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동 박산향로(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동 박산향로(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동 사자 모양 향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동 사자 모양 향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자 학무늬 베개(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자 학무늬 베개(사진=국립중앙박물관)


흑유 단지(사진=국립중앙박물관)
흑유 단지(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자 여인(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자 여인(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동 용 모양 붓걸이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청동 용 모양 붓걸이 (사진=국립중앙박물관)



ar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