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경비함정 따돌리기 식은죽 먹기’ 엔진 3개 단 중국어선

서해5도 대책위, 개조한 중국어선 모습 최초 공개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6-07-25 06:30 송고 | 2016-07-25 09:02 최종수정
서해5도 중국어선불법조업대책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중국어선의 모습. 2016.7.24 (서해5도 중국어선불법조업대책위원회 제공) © News1

“이런 어선이면 경비함정의 단속을 따돌리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겁니다. 앞으로 우리 조업구역은 중국어선에게 더욱 유린당할 것입니다.”

경비함정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엔진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속 중국어선의 모습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이 모습을 처음 접한 서해5도 어민들은 경비당국이 과연 이러한 어선들을 단속할 수 있을지 우려를 표했다.
서해5도 중국어선불법조업대책위원회는 24일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면 백령도서관에서 ‘서해5도 생존권·해양주권·어업권·정주권 어민간담회’를 열어 어민들에게 경비함정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어선의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어선은 서해5도 인근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6일 오후 백령도 신항포구로 긴급 피신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이 어선 내부에는 어업용 위성항법장치(GPS)와 레이더, 그물 등을 싣고 있었으며, 선체 뒷부분에는 엔진 3기를 장착했다.

이 어선에는 선장 등 2명의 승선원이 타고 있었으며 자신들을 ‘중국 어부’라고 밝혔다. 관계당국은 이들을 조사한 뒤 다음 날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대책위는 이 어선이 경비함정의 단속에 걸리더라도 쉽게 도망갈 수 있어 전복의 위험을 무릅쓰고 어선을 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엔진 1개짜리 어선은 20노트(시속 37㎞) 정도의 속도를 내지만 엔진 3개짜리 어선의 경우 최고 50노트(시속 92㎞) 이상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최근 경비함정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우리 해역 밖에 모선이 대기하고 소형급 종선이 해역을 침범해 불법조업한 뒤 어획물을 옮기는 방식으로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등장했다”며 “이 어선은 종선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11일 오후 8시43분께 연평도 남서방 32㎞ 해상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11.3㎞ 침범해 불법조업한 중국어선(4톤·목선) 2척을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나포했다.

이 어선들은 야간을 틈타 NLL 남쪽 해상까지 침범해 조업한 뒤 다시 모선으로 어획한 물고기를 옮기는 방식으로 조업하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이같은 조업방식은 중국어선들이 우리 조업구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한 뒤 중국어선으로 어획물을 최소시간으로 옮기기 위해 고안됐다.

대책위가 공개한 중국어선의 모습을 본 한 어민은 “엔진을 3기나 장착한 어선까지 불법조업에 동원한 중국어선의 행태에 화가 난다”며 “혹시 조업 중 우발적으로 충돌하는 등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ymjoo@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