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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남자유도' 안창림, 4전4패 오노 쇼헤이 이번에는 넘는다

<리우 라이벌, 너를 넘어야 내가 산다 ④> 일본 귀화요청 거부하고 태극기 택한 재일교포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6-07-24 06:00 송고 | 2016-07-29 19:07 최종수정
편집자주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어낸 자에게만 메달의 영광의 허락됩니다. 자기 자신을 포함, 숱한 라이벌을 꺾어야 하는 고된 길입니다. 어쩌면 라이벌이 있기에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라이벌은 경쟁자이자 동반자입니다. 리우 올림픽을 함께 빛낼 라이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유도 73kg급 안창림이 2016 브라질 리우하계올림픽을 30일 앞둔 7월5일 오후 서울 노원구 화랑로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고 있다.2016.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유도 73kg급 안창림이 2016 브라질 리우하계올림픽을 30일 앞둔 7월5일 오후 서울 노원구 화랑로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고 있다.2016.7.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일본은 유도 종주국이다. 지금이야 과거와 같은 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나 한국에게도 추월당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여전히 자존심과 자부심은 강하다. 그들에게 유도란 일종의 상징과 같은 스포츠다. 그런 일본 유도계가 귀화를 요청한 재일교포 선수가 있다. 하지만 거부했다. 종주국의 러브콜을 뒤로한 채 태극기를 택한 안창림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 유도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안병근(71㎏급)과 하형주(95㎏급)가 동시에 정상에 오르면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리고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 2개와 동 1개를 따낸 것까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4개를 캐냈다. 그야말로 '효자종목'이다. 이번에도 금메달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남자 유도대표팀에는 세계랭킹 1위가 3명이나 포진,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0㎏급 김원진(24·양주시청)과 66㎏급 안바울(23·남양주시청)그리고 73㎏급 안창림(23·수원시청)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시선을 받는 이는 안창림이다.

안창림은 일본의 유도 명문 쓰쿠바대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일약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일본은 재일교포 3세인 안창림에게 귀화를 요청했다. 다분히 2016 리우 올림픽을 바라본 포석이었다. 하지만 안창림의 선택은 할아버지의 나라 대한민국이었다.

그는 지난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용인대학교에 편입했다. 안창림은 "리우 올림픽을 위해 한국으로 왔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한다"면서 "라이벌로 지목되는 일본의 오노 쇼헤이를 꺾고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안창림은 태생적 배경과 성장적 환경이 합쳐져 일본유도의 기술과 한국유도의 체력이 더해진 완성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2014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안창림은 2015년 제주 그랑프리 금메달과 2016 파리 그랜드슬램 금메달 등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 2월부터는 이 체급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단연 리우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그 영광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할 벽이 있다. 지금껏 4전 4패.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오노 쇼헤이를 뛰어 넘어야한다. 대회를 앞두고 스스로 이름을 거론할 정도로 맞적수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안창림이 넘어야 할 일본의 오노 쇼헤이. © AFP=News1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안창림이 넘어야 할 일본의 오노 쇼헤이. © AFP=News1

번번이 오노에게 발목을 잡혔다. 지난 2014년 12월 도쿄에서 열린 그랜드슬램에서 지도패를 당했고 2015년 뒤셀도르프 그랑프리 준결승에서는 절반패를 당했다. 안창림은 2015년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다시 오노를 만났으나 한판패를 당했다. 올해 2월 뒤셀도르프 그랑프리 최종성적이 3위에 머문 것도 준결승에서 오노에게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한 탓이다.

2013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오노 쇼헤이는 동급 최강이다. 지금껏 56차례 국제대회에서 49번을 이겼고 그중 한판승이 36차례나 된다. 분명 강호다.

냉정하게 볼 때 맞대결 결과가 4전 4패라면 오노 입장에서는 안창림을 맞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이번 리우 올림픽의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지금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면 진짜 징크스가 될 수 있다. 안창림은 "오노 쇼헤이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특히 일본에게는 절대 지고 싶지 않다"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안창림이 출전하는 남자 73kg급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원희가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명맥이 끊긴 체급이다.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남자 유도대표팀, 그중에서도 에이스로 꼽히는 안창림이 그 막힌 체증을 뚫어줘야 한다. 오노 쇼헤이 징크스를 깰 수 있다면 12년 한도 풀 수 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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