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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급등' 코데즈컴바인… 11개월 만에 800억 시세차익 논란

16배 이상 수익률… '품절주 작전' 의혹 제기
김보선 코튼클럽 대표, 800억 차익 어디에 쓸까?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6-07-18 06:4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500원하던 주식이 18만원까지 올라간 건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되는 거죠. 최대주주와 관련있다고 단정할 순 없겠지만 작전 세력이 개입했다고 보는 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패션 업계 관계자)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사 코데즈컴바인 지분 90.43%를 171억원에 인수한 코튼클럽이 11개월 만에 지분 30%를 978억원에 매각해 약 8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코튼클럽은 김보선(57)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자금 사용처를 꼭 밝힐 필요가 없는 비상장사다.
171억원 투자해 978억원 현금화… 게다가 '비상장사'

18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코데즈컴바인이 지분을 대량 매각한 시점과 매매차익 규모를 봤을 때 모럴헤저드로 읽힐 수 있는 정황이 있어 업계의 의혹과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코데즈컴바인은 시가총액이 6조원 대 중후반까지 불어나는 이상 현상을 일으켜 주목받았다. '품절주' 특성으로 주가가 이상 급등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대주주가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이나 다름없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데즈컴바인 주식 이상 급등 현상은 작전 세력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 된다"며 "최근 코튼클럽의 배당성향이 바뀌고 있다는 의혹까지 봤을 때 정황상 부도덕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코데즈컴바인의 보호예수(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주주 지분 매매를 제한하는 제도)가 풀린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코튼클럽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4거래일 동안 코데즈컴바인 보유주식 1150만300주를 매각해 978억원을 현금화했다. 주당 평균 매도단가는 8503원이다.

코튼클럽은 지난해 8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코데즈컴바인 인수자로 나서 주당 500원에 유상증자를 받은 바 있다. 1년도 채 안 돼 남은 지분 가치까지 고려하면 총 16.4배 평가 수익을 올린 셈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올해 초 파산신청한 후 거래가 정지됐다가 법원 회생절차를 거쳐 거래가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와 감자를 동시에 단행해 시가총액이 부풀려진데다 유통거래 주식수가 전체 거래주식의 0.67%에 불과한 품절주로 꼽히면서 이상급등 현상을 불렀다.

당시 파이낸셜스톡익스체인지(FTSE) 스몰캡지수에 편입돼 외국인 매수세가 더해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지난 3월 16일 주당 가격이 18만4100원까지 오르며 카카오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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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이지 않은 주가 흐름에 한국거래소가 수차례 매매거래정지 조처를 취했지만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이는 토론 게시판 등에는 '단타'에 성공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벌었다는 글들이 올랐다. 코데즈컴바인 종목은 폭탄을 돌리는 '도박장'이나 마찬가지가 됐고 '일확천금'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더 많이 몰려들었다.

◇코데즈컴바인, 법정관리 받다가 시가총액 2위 올라

코튼클럽이 지분을 매각하는 4거래일 동안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38% 폭락했다. 직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코데즈컴바인 종목토론실'에는 "금감원에 거래정지 탄원서 넣고 왔습니다" "욕심이 부른 결과지만 이렇게까지 망할 줄은 몰랐네요" "돈 내고 돈 먹는 도박장이 따로 없구나" 등의 글이 게재됐다.

코데즈컴바인의 현재 주가는 6500원 수준으로 지난 3월 대비 3.5% 수준에 불과하다.

코데즈컴바인 IR담당은 이상급등 현상에 대해 "금감위와 거래소에서도 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했지만 불공정거래 혐의는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면서 "또한 유통주식이 극히 부족한 부분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30% 상당을 처분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코튼클럽은 프랑스 엘르와 독일 트라이엄프 등 속옷브랜드 라이센스를 인수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영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정보공개가 제한적인 비상장사이며 코데즈컴바인 대표이사인 김보선 대표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김보선 코튼클럽 대표 © News1


코튼클럽이 현재 보유한 코데즈컴바인 주식은 2271만9000여주(60.04%)로 경영권을 유지에 문제가 없다. 또한 코데즈컴바인 전체 발행주식 3784만여 주중 보호예수로 묶여 있는 나머지 1711만주도 다음달 16일부터 거래가 가능해져 추가 매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 대박 터진 김보선 코튼클럽 대표… 자금 사용처 관심↑

업계의 관심은 코튼클럽의 배당금 지급 여부에 쏠려 있다. 코튼클럽은 2015년 12월 기준 이익잉여금은 372억원으로 지분 매각차익을 더하면 1000억원 수준이다. 단기차입금 157억원을 전액 상환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튼클럽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오너가 유보금을 배당받아 자의적으로 사용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대표의 향후 행보는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튼클럽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이 없어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면서 자금 사용처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작전주가 아니냐는 물음엔 "코데즈컴바인이 상장폐지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불확실성을 안고 투자를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익명의 증권사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이라는 점은 모두가 동의하고 있고 정황상으로 모럴해저드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거래소에서 사전에 유의점을 알렸다지만 손실을 크게 본 투자자들이 실제 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재조사 또는 검찰이 나서 의혹을 해소해야할 필요성이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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