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문화 > 출판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소녀 위안부, 평균적 모습 아냐"

'제국의 위안부' 비판 신간에 재반박 기자회견
"기존 '국민재판' 제안 철회, 비판자와 토론 수용"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07-11 17:19 송고 | 2016-07-12 09:11 최종수정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11일 서울 종로구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저서를 비판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 교수 지음) 내용을 재반박하며 '제국의 위안부' 일본어판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 News1

"'소녀상'이 상징하는 14~15세의 소녀 위안부가 평균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책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의 나이를 문제삼은 겁니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를 비판한 재일사학자 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 교수의 책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푸른역사)에 대해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우익'으로 연결해 독자의 적개심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 교수의 신간에 대해 재반박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 교수가) 기본적으로 평화지향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일부 폭력을 부르는 사고와 생각에 기초해 있다”며 "나에게 도덕적 의구심을 유발하는 태도로 책을 서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책 '제국의 위안부'에서 언급한 '위안부 평균 나이' '조선인 위안부가 애국적 존재였는지 여부' '일본군이나 일본이라는 국가가 아닌 '업자'가 위안부의 주범이라는 주장' 등을 둘러싸고 오독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박 교수가 자신의 저서를 비판한 신간에 대해 재반박하고 나서면서 '표현의 자유'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수 년간 학계는 물론 문화예술인들의 서명운동, 민·형사소송까지 불러온 '제국의 위안부 논란'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 평균연령문제…박교수 "소녀 위안부는 평균적 모습 아냐"

박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 위안부 평균 나이에 관한 오류가 있다는 정 교수의 지적부터 언급했다. 정 교수는 책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에서 '박유하의 사실 인식에는 수많은 오류가 있다. 박유하는 미국의 전시정보국 심리작전반이 작성한 ‘일본인포로심문보고’ 제 49호 버마 미치나에서 포로가 된 조선인 위안부 20명의 기록을 근거로 평균연령이 25세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20명의 징집 당시 평균연령은 21.15세이며 (중략) 더욱이 포로가 되었던 당시의 평균 연령도 23.15세며 ‘25세’가 아니다'며 '(박교수가) 징집 당시와 포로로 잡혔을 당시의 나이를 혼동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나는 내 책에서 '20세 이상'이라고 썼다. 이는 정 교수가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른 게 아니다"며 "다만 나이를 문제삼은 것은 '소녀상'이 상징하는 14~15세의 '소녀' 위안부가 평균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또 '25세가 위안부의 평균연령'이라는 내용의 사료와 함께 실제로 조선인 위안부들이 증언한 “내가 나이가 제일 적었지. 다른 여자들은 다 스무살 넘었어” “나이가 다 고만고만해. 한 스무살, 스물한 살, 최고 많은 게 스물다섯 살. 서른살 최고 많더라고”라는 부분을 자신의 저서에서 인용했다고 해명했다.

정 교수는 '(박유하 교수가) 일본 언론인인 센다 가코 등의 글을 인용해 일본군 위안부들이 일본인이나 일본에 대해 '애국'과 '동족' 등등의 표현을 썼다'고 비판하면서, 정작 센다 가코의 저작 ‘종군위안부’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그런 얘기를 한 대목이 없다고 비판했다. 동족이나 애국을 운운한 것은 위안부의 말이 아니라 일본군의 말이며, 따라서 박 교수가 사료를 주관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는 게 정 교수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센다가 그렇게 생각하고 쓴 것은 (정 교수 주장대로) 일본군의 말이 맞으며 나도 책에서 그렇게 썼다"고 밝히면서 "따라서 사료를 왜곡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 "위안부 '업자 주범론' 주장한 바 없어"

책 '제국의 위안부'에는 "위안부 제도를 만들고 유지한 국가는 구조적 강제성에 대한 책임, 업자는 실제적이고 일차적인 책임이 있어 법적 책임을 꼭 물어야 한다면 업자에게 먼저 지워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본군 위안소는 '공창제도'의 일종으로 당시에 합법이었고, 군인에 의한 강제연행은 공식적으로는 없었으며, 업자들의 위안소 내 학대 행위를 군이 금지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이 내용들은 결국 일본이라는 국가에는 면죄부를 주는 '일본군무죄론' '업자주범론'일 뿐이라고 자신의 책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나는 국가의 책임을 부정한 적이 없다. 나는 '성'과 '계급', '민족'(또는 국가)이 이 위안부 문제에 얽혀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책은 '성'과 '계급'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시도한 것"이라면서 "내 책에서는 국가도 보상과 협의체 구성 등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기에 '일본군 무죄론'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가 모순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내 책은 피해자이면서도 협력자가 되는 식민지 지배 시스템을 비판한 것"이라면서 "다수의 청중을 의식하고 쓴 책이기 때문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각국 정부와 지원단체 등 대립되는 청자들에게 건네는 말을 한 권 책에 담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면서 자신의 책을 '메타 역사서'라고 명명하면서 "학문과 역사를 둘러싼 담론에 대한 고찰이고 역사인식을 서로 대화하고 공유하자는 의미의 책이었다"고도 했다.

◇"국민재판 제안 철회, 비판자들의 토론회 제안 받아들여"

박 교수는 그동안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인 점을 명분으로 비판자들에 대해 적극적인 반론을 자제해왔다. 소송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김규항 칼럼니스트, 장정일 작가 등 박 교수 지지자들이 박교수의 의견을 옹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박 교수는 지금까지 유지하던 태도를 바꾸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소송 이후 페이스북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학자들에게 비판은 재판 이후로 미뤄달라고 부탁했다"며 "하지만 나를 비판하는 책이 3~4권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재반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무료공개했고 관리자는 2만회의 조회가 기록됐다고 했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느낌은 못받았다"며 "그 책이 무료 공개된 사이트를 열면서 생각했던 국민재판을 재고(再考)해야겠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비판자들과의 토론회 등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비판자들이 성명을 내놓으며 토론을 제안했는데 재판을 이유로 이를 고사했지만 이제는 그 토론회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오는 9월 이후로 일정을 잡아 대립되는 의견을 가진 학자들이 토론하고 언론이 보도해 국민이 직접 판단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