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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세정·신원, 중·장년 여성복에 2030 모델을 쓰는 이유는?

연예인을 내세워 어려보이고 싶은 욕구 자극
"중·장년층 체형 고려한 패션 브랜드 나타나야"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6-07-11 07:40 송고

© News1

국내 여성복 업체들이 실제 타깃 연령층보다 10살 정도 젊은 전속모델을 통해 젊어지는 듯한 착시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브랜드 타깃 연령층을 30대에서 50대까지 묶어 중·장년 여성들에게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젊고 예쁜 연예인을 내세워 여성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당연하다는 듯이 펼치고 있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에서는 노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실버 계층에게 실질적인 만족감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 대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사베이' '여성크로커다일'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올리비아로렌' '베스띠벨리' 등 여성복 브랜드들은 타깃 연령층보다 젊은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보다 젊어보이길 원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파고들기 위해 젊고 예쁘거나 동안 모델을 발탁한다"며 "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젊음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신원이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이사베이는 지난해 전속모델로 배우 한채영(37)을 발탁했다. 직전 모델은 배우 소이현(33)으로 한채영보다 4살 아래다. 이 브랜드는 30대 후반에서 50대 여성이 타깃이다.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여성이 주력 고객 층이지만 2013년 고아라(26·당시 23세)을 모델로 내세웠다. 다만 올해는 손예진(35)을 새 뮤즈로 선정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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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의 브랜드별 모델 나이는 신원보다 한 단계 더 낮다.

40대 여성이 주요 구매층인 브랜드 샤트렌은 지난해 배우 고준희(32)를, 올해 2월부터는 배우 소이현(33)을 전속모델로 선정하는 등 평균 구매 연령층보다 젊은 모델을 내세웟다.

30대~5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크로커다일레이디는 2010년부터 하지원(39·당시 33세)을 새 얼굴로 발탁했다. 타깃 연령층이 겹치는 올리비아하슬러 역시 2014년부터 한지혜(33)를 전속모델로 기용했다.

형지의 라이벌 기업 세정의 여성복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은 2009년부터 수애(37)와 함께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 모델 교체주기는 보통 1~2년인 만큼 7년 연속 재계약은 드문 사례로 꼽힌다.

세정 관계자는 "세련된 스타일을 원하는 30대뿐 아니라 젊어 보이고 싶은 50대 여성도 찾고 있다"며 "여성복 업계에서 전속모델 나이가 실제 타깃보다 젊은 건 당연한 이치로 통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들은 실제 나이에서 0.7을 곱한 나이로 보이고 싶어 한다"면서 "그래서 40대는 30대 초·중반, 50대는 30대 중·후반 모델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의 욕구를 자극하기보다는 고령층을 위한 브랜드와 중·장년층 모델을 통해 실질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30~50대를 통째로 묶어 버리기보다는 50대 이상 실버층을 위한 브랜드가 등장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올해 5월 영국판 '보그지'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100세 모델 보 길버트를 화보 모델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셀린느'와 '생로랑',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도 할머니를 모델로 발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노년 세대의 패션 소비는 단조로웠지만 최근엔 20대를 겨냥한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하는 등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개성을 추구하면서 중·장년층의 체형에 맞춘 브랜드가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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