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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도시락 1만원?…"식당보다 비싸네"

1만원 도시락 판매 시작…업체 "비싼 보양식 저가 판매"
소비자 "편의점치곤 비싸…후발 주자 가격 인상 우려도"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6-07-10 07:40 송고 | 2016-07-10 14:17 최종수정
1만원짜리 '김혜자 민물장어덮밥' 도시락. (사진제공=GS리테일)© News1

'1만원짜리' 프리미엄 편의점 도시락이 지나치게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출시된 제품들의 가격이 모두 3000~4000원대인데다,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편의점 도시락을 '저렴한 식사 대용품'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고가의 재료를 오히려 싼 값에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1만원짜리 도시락을 출시한 GS25에 이어 주요 업체들도 프리미엄 도시락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만원' 편의점 도시락, 7일 판매 시작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지난 7일부터 '김혜자 민물장어덮밥 도시락'의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머리를 제외한 민물장어를 통째로 사용한 제품으로, GS25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수된 수량만큼만 생산된다.  

가격은 1만원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2배 이상 높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대표되는 편의점의 저가 이미지 탈피 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주요 업체가 판매하는 도시락은 △CU 13종 △GS25 17종 △세븐일레븐 19종으로 대부분 3000~4000원대 가격에 판매된다.

업계가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한 이유는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매년 5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저가부터 고가까지 제품 구성을 다양화해 수익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규모가 2014년 2000억원, 2015년 3000억원에 이어 올해 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적정가 최대 5000원"…업체 "오히려 고품질·저가 판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도시락은 여전히 저렴한 한끼식사 대용품으로 인식된다. 최근 한 온라인 구인업체가 직장인 6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52.6%는 '점심식사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도시락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54%는 도시락의 적정 가격으로 3000~5000원을 꼽았다.

평소 일주일에 3~4번씩 편의점 도시락을 구매한다는 직장인 김모씨(28) 역시 "좋은 재료를 썼다지만 편의점 도시락치고 1만원은 비싸게 느껴진다"며 "특히 장어 같은 메뉴는 조리 과정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져 일반 식당에서 사먹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가격이라면 차가운 편의점 도시락 대신 전문 식당에서 갓 조리돼 나온 메뉴를 먹겠다는 것이다. 앞서 코레일이 열차 내에서 판매하던 1만원짜리 '청매실떡갈비 도시락'도 비슷한 이유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제조업체는 주재료인 민물장어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식품이고, 시중에서 2만~3만원대에 판매되는 관련 보양식에 비해 오히려 저렴하다며 품질·가격 면에서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GS25 관계자는 "민물장어를 일반 식당에서 구이요리 등으로 먹으려면 제법 비싸다"며 "이번에 출시한 도시락은 그보다 싼편이라 보양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 메뉴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후발주자 가격 인상 우려…"소비자 거부감 줄일 시험제품 가능성"

시중에 출시된 첫 번째 프리미엄 도시락 가격이 1만원인 만큼 뒤따르는 업체들에게 가격 인상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약제로 제작돼 재고 부담도 없는데다, 기존 생산 설비를 이용해 추가 설비 비용도 없는데 가격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4000원대 편의점 도시락의 매익률(마진)은 30% 수준이다. 각 업체들은 계열 식품회사를 통해 도시락을 제작하고 있어, 많이 팔면 팔수록 제조 계열사도 성장하고 편의점 매출도 늘어난다. 

후발주자로는 세븐일레븐이 올 하반기 중 1만원에 조금 못미치는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할 예정이다. CU 역시 올해 안으로 프리미엄 도시락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같은 가격 정책은 향후 출시될 프리미엄 제품을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확연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해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미리 최소화하고, 최종적으로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제품을 받아 들이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만원은 저렴한 이미지의 편의점 도시락이 책정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이라며 "향후 출시될 고가 제품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미리 낮추는 일종의 '시험제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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