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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홈플러스' 가치 높인다던 MBK, 우선주로 200억 배당챙겨

인수과정에서 우선주 발행, 해당 우선주 대상 200억 이상 배당
대규모 적자기업에서 배당받아 '빼먹기' 논란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6-07-07 06:20 송고 | 2016-07-08 09:44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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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홈플러스로부터 200억원대의 배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배당의 대상이 된 주식은 홈플러스홀딩스 우선주로, 인수과정에서 전환사채 방식으로 발행한 주식이다. 업계에서는 MBK측이 인수할 때부터 배당을 염두에 두고 우선주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과정에서 우선주 발행, 해당 우선주 대상 200억 이상 배당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홀딩스는 이번 결산기에 대주주인 한국리테일투자가 보유중인 우선주 70만주에 대해 주당 3만612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당 우선주의 액면가(1만원)대비 306.12%의 높은 배당률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한국리테일투자는 홈플러스홀딩스로부터 214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한국리테일투자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홈플러스홀딩스는 과거 홈플러스베이커리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수직계열화를 진행하면서 사실상 지주회사로 만든 회사다. 한국리테일투자로 대표되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홀딩스 지분을, 홈플러스홀딩스가 홈플러스스토어즈(옛 홈플러스테스코)를, 홈플러스스토어즈가 홈플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홀딩스가 한국리테일투자에 높은 배당률의 배당을 실시한 것은 해당 우선주가 M&A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홀딩스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우선주에 대해 기준가의 3%를 최저배당률로 정해놓았다. 즉 기준가의 3% 이상은 매년 배당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우선주가 전환사채로부터 전환된 우선주라는 점이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발행한 여러 전환사채 중 우선주 70만주에 대한 전환사채도 있다. 이를 전환한 것이 현재 한국리테일투자가 보유한 홈플러스홀딩스의 우선주다. 당시 전환기준가격은 주당 100만원이었다. 즉 이 기준가를 적용하면 이번 배당은 기준가의 3.06% 수준인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리테일투자, 즉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홀딩스로부터 액면가 대비 300% 넘는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배당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의 배당은 계열사 운영자금으로 쓰이는 것"이라며 "MBK측이 홈플러스로부터 배당을 통한 현금을 수령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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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기업에서 배당받아…"기업가치 높이겠다더니"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배당을 생각해 우선주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홀딩스 등 계열사들이 큰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많은 배당을 받는 것은 도의적인 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때문에 인수 과정에서 우선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를 발행해 이 우선주를 통해 배당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플러스홀딩스는 지난 결산기(2015년 3월부터 2016년 2월)에 2300억원 정도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업 계열사인 홈플러스 역시 2900억원의 순손실을, 홈플러스스토어즈는 올해 1~2월에만 순손실이 616억원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안정 등으로 기업가치를 올리는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사모펀드라고 해도 드러내놓고 고액의 배당을 받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우선주 발행이라는 사전 작업을 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에 결의한 배당에 대해 MBK측이 당장 현금으로 가져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홈플러스홀딩스의 보유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배당 결의에 대한 배당은 미지급배당금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홈플러스홀딩스의 현금 보유액이 적기 때문에 해당 배당금을 당장 주지 않고 '미지급배당금'으로 잡아 놓을 공산이 크다"며 "당장 현금이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 개념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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