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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격호, "나는 멀쩡하다" 뇌 MRI 촬영거부

[칼끝의 롯데]SDJ "아리셉트 복용 인정하지만 치매 예방차원일 뿐"
롯데그룹 "신동주 측, 신격호 개인 의료기록 불법적으로 유포 유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6-06-29 13:26 송고 | 2016-06-30 09:26 최종수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News1 임세영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2)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95)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다시 한 번 부인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신동주 측이 신 총괄회장이 치매를 앓지 않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약물 치료 내용을 불법적으로 언론에 유포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 측 조문현 변호사는 29일 "치매 여부를 판정하려면 뇌 자기공명장치(MRI) 촬영과 혈액검사가 필수"라며 "하지만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신 총괄회장은 '나는 멀쩡하다'며 MRI 촬영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이어 "신 총괄회장은 오히려 동생 신정숙씨가 자신에 대해 성년후견인 심판을 청구해 병원을 다니게 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신정숙씨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라고 변호인단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Aricept) 복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치매 환자가 아니고 치매 예방차원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치매 치료제 복용은 롯데그룹 내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졌던 사실이다. 

조 변호사는 "성년후견인개시 청구에 대한 법원 심리 이후 언론에서 아리셉트 복용 여부를 물어와 예방차원에서 2010년부터 복용하고 있다고 확인해준 것일 뿐이지 치매를 앓고 있다고 인정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 신동빈 회장에 대한 적개심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대해 불법적으로 자신의 직위를 빼앗은 것에 대한 사법처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아울러 신동빈 회장에 대한 급여 지급 중단과 재산압류를 통한 중국사업 손실 벌충 등도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SDJ측이 의도적으로 아리셉트 복용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이 SDJ측에 의해 언론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 내역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치료기간, 약물 내용까지 공개한 것은 금도를 넘은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고 주장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주 측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신동빈 회장에게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2010년부터 치료약물을 복용한 점을 감안하면 2014년 말과 2015년 초에 신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을 지시한 것도 정상적인 판단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경영복귀를 꾀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에 대해 "아버지가 하신 일이라 잘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되면 명분을 한순간에 잃게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 주장처럼 신동주 측이 치매약 복용 내역을 언론에 알렸다면 정신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그간의 주장과는 배치된다"며 "숨은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간 신격호 총괄회장이 치매를 앓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다가 갑자기 불법적으로 의료기록을 공개한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DJ측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복용한 아리셉트는 치매 치료제로도 쓰이지만 예방차원의 처방이었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복용 자체를 갖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판정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이기 때문에 기억력이 감퇴하긴 했어도 판단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며 "오히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010년 이후 아리셉트 복용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미 그때부터 경영권 찬탈을 위한 작업을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 손실에 대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는 등 허수아비를 만들었고 이후 지난해 7월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하면서 경영권이 신동빈 회장에게 완전히 넘어갔다"며 "하지만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자 신 총괄회장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성년후견인개시 청구가 제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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