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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우려가 현실 되나?…대우건설 '낙하산 사장'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2016-06-29 07:30 송고 | 2016-06-29 09:48 최종수정
© News1
대우건설 사장 인선 작업이 석연치 않은 모양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0일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전략본부장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 내외부적으로 낙하산 인사 영입설이 퍼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결국 사추위는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채 갑자기 외부 인사를 포함해 재공모를 하고 내달 1일까지 지원자를 받기로 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2000년대 내부승진 CEO들이 회사를 이끌면서 '건설업계 종가'지위를 다시 찾은 것처럼 대우건설도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경영이 가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대우건설로 입사해 모든 과정을 밟아온 내부 출신이 사장을 맡는다는 '전통'이 있었다.

지난 2013년 서종욱 사장이 돌연 사임할 때도 정치권에서 경영실적 악화 책임론이 일면서 낙하산 사장 논란이 불거졌다. 대우건설 노조를 비롯해 공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부담을 느낀 외부(?)인사가 자리를 고사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사추위는 대우건설 사장 인선이 '사내 후보'로 한정됨에 따라 다양한 후보가 지원하지 못해 외부 인사로 확대한다고 했지만 구차한 변명처럼 들린다. 재공모가 외부인사 선임을 위한 요식 행위라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양성을 위해 후보군을 확대했지만 지원부터 심사까지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박 사장의 주가부양 실패를 크게 부각시키고 있지만 이것도 찝찝하다. 건설업종 자체가 침체인데다 세계 경기불황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현 경영진의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통해 해외건설 수주를 외치고 있다. 만약 정피아·관피아 등의 낙하산 인사가 내정될 경우 대우건설의 수주 텃밭인 사우디·이란·아프리카 등의 해외 네트워크 단절도 우려된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는 전문성이 없어 회사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성이 없을뿐더러 충성심도 없다. 회사의 발전을 위하기보단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위해 조직을 희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대우건설은 인재사관학교이자 선·후배간 끈끈한 유대가 강점이다.

대우건설이 건설업황의 침체를 타개하고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선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러한 점에서 낙하산 사장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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