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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패션그룹형지, 아웃도어브랜드 '노스케이프' 접는다

형지 '아웃도어 열풍' 편승 위해 론칭했지만 '끝물'
"거품 빠지자 아웃도어 사업 우선 정리 분위기"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6-06-29 06:40 송고 | 2016-06-29 09:36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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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 사업을 결국 접기로 결정했다.

형지는 아웃도어에서 스포츠 캐주얼로 노스케이프의 콘셉트까지 변경하면서 브랜드를 유지하려했지만 급격한 아웃도어 시장 위축 여파를 견딜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형지는 노스케이프 영업 지속으로 발생할 추가 손실을 방지하고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형지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역신장을 지속한 노스케이프 브랜드 사업은 접기로 결정했다"며 "두 개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운영하기보다는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춘 와일드로즈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아웃도어 시장이 한창 성장세를 달리던 2012년 8월 북유럽 감성 아웃도어 콘셉트를 내세운 노스케이프를 야심차게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1973년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노르웨이 국기 및 왕실 문장 및 바이킹 형상 등을 디자인에 녹이는 등 북유럽 감성을 모티브로 삼았다.

형지는 론칭 첫해부터 배우 최민수와 하지원을 전속 모델로 기용하고 PPL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아웃도어 열풍을 타고 형지는 2013년 당시 전년 대비 3배를 넘어서는 매출 신장률과 100호점 돌파 기록을 달성했다. 형지의 론칭 첫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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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투자한 보람을 누릴 시간은 짧았다. 우후죽순 난립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시장에서의 출혈 경쟁을 불렀고 2014년부터 아웃도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노스케이프도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기 시작한 것.

아웃도어 시장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해마다 30% 성장률을 달성하며 7조2000억원 규모까지 팽창했다가 2014년 이후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더니 대부분 아웃도어 업체들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했다.

노스페이스·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들조차 실적이 뒷걸음하는 속에서 노스케이프는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형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노스케이프 전속모델 박서준과 산행 문화 전파 캠페인을 열고 에베레스트에 등정하는 산악 원정대를 후원하는 등 브랜드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 결국엔 접기로 판단 내린 것. 지난 2월엔 노스케이프 상품기획팀에서 일할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노스케이프가 첫 타자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아웃도어 사업을 접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3년부터 수입‧판매한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이 적자를 면치 못하자 사업을 중단했다. 앞서 금강제화와 휠라코리아도 각각 '헨리헨슨' '휠라아웃도어' 사업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서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특화된 경쟁력으로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다만 여성복 또는 캐주얼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아웃도어 사업에도 뛰어든 패션 기업들은 아웃도어 사업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도 아웃도어 시장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사업 철수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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