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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수출·통상관계 변화 불가피…"韓·英 FTA 검토"

韓·英 FTA 체결 전 당분간 한·EU FTA 유지
재협상 결과 따라 車부품 등 무관세 품목 타격 우려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2016-06-26 10:12 송고 | 2016-06-26 11:10 최종수정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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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43년만에 유럽연합(EU) 울타리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섰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컸으며 즉각적이었다. 해외를 비롯한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여파로 출렁거렸다.
그렇다면 브렉시트가 수출 등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특히 최장기 부진에 빠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와 영국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어 당장 브렉시트가 수출전선에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년의 유예기간 후 영국이 한·EU FTA를 어떻게 이행할 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EU와의 수출·통상관계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EU FTA는 어떻게…한·영 FTA 추진 검토

지난 24일 브렉시트가 가결됐지만 당장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것은 아니다. 리스본 조약에 따라 영국이 실제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까지는 최소 2년이라는 유예기간이 남아있다. 영국과 EU는 이 기간동안 한·EU FTA를 비롯해 세계 각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을 이행할지 조정에 나설지를 결정하게 된다. 협상이 진행되는 2년 동안 한·EU FTA 효과는 지속된다.
문제는 2년 후다. 2년의 유예기간 후 영국이 한-EU FTA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경우 영국 수출길에 문제가 생긴다. FTA 그늘 아래 무관세 혜택을 누리던 수출품목들이 영국이 부과하는 관세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정부도 이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영국과 양자간 FT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영국은 앞으로 2년동안 EU와 FTA조건을 받을지 말지를 놓고 협상을 하게 된다"며 "영국이 한-EU FTA를 거부하고 나올 경우 우리로서도 영국과 FTA를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영 FTA를 추진하게 되면 양측이 양허수준 등을 놓고 협상에 들어가게 될텐데 협상 수준은 한·EU FTA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5년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주요국 수출액 현황./뉴스1©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관세혜택 사라지면 車부품 등 타격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영국 수출액은 73억9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에서 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1·2위 수출국인 중국, 미국이 각각 26.0%, 13.3%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수출비중이 낮기 때문에 당장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장기 부진에 빠진 우리 수출상황을 놓고 볼 때 브렉시트의 피해가 적다고 안심할 순 없다. 정부가 영국과 FTA를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영국이 2년 뒤 양자간 FTA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협상을 거쳐 최종 발효가 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 등 무관세로 영국에 수출되던 일부 품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 평균 수출금액 기준 상위 15대 품목들 중에서 1000cc 이하 가솔린 자동차와 1000cc~1500cc 가솔린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품목들은 한·EU FTA로 0%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한-EU FTA를 통해 적용받던 관세혜택이 사라지고 영국 관세 당국이 실행세율을 한-EU FTA 당시 수준과 동일하게 설정할 경우 자동차는 10%, 제트유는 4.7%, 자동차 공기타이어 및 알루미늄 휠 등은 4.5%, 비행기 및 헬리콥터 부분품은 2.7%의 수입관세를 부과 받게 된다.

현재 한·EU FTA에서 디젤차는 3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완전 철폐되는 대상이며 제트유와 자동차 알루미늄 휠 및 부분품, 비행기 부분품 등은 즉시철폐 대상이다.

류승민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영국의 EU 탈퇴로 기존 영국 수출 시 적용되던 특혜관세가 2년 후 사라지게 되면 영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주요 수출제품들도 영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실행세율을 적용받게 된다"며 "이에 따라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과의 경합에서 무관세 우위를 점했던 우리나라로서는 가격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나 EU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경우에도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영국 재무부 등 주요 경제 기관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EU 잔류 대비 경제성장이 단기적으로 1.3~3.3%포인트(p), 중장기적으로 0.1~7.5%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그 영향이 EU 여타 지역으로 확산돼 실물경제까지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궁극적으로 EU의 성장둔화로 구매력이 떨어지면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boaz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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