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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애플도 샀다...국내 中企 OLED패널 핵심 장비 국산화

OLED장비 전문업체 선익시스템, 일본 업체 독점한 OLED증착설비 국산화
LG디스플레이와도 수년째 협업...올해중 LG디스플레이에 공급 계획

(서울=뉴스1) 박종민 기자 | 2016-06-22 14:20 송고 | 2016-06-22 16:38 최종수정
대만 북부 롱탄에 위치한 애플 생산연구소 전경© News1
대만 북부 롱탄에 위치한 애플 생산연구소 전경© News1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중소기업인 선익시스템(대표 이영종)이 고난도 기술이자 일본 업체가 독점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 핵심 생산 장비 국산화에 성공, 애플에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익시스템은 올해 안으로 LG디스플레이에도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LCD가 아닌 OLED증착설비를 국산화한 것은 선익시스템이 처음이다.

대만의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22일 "선익시스템이 지난해 애플의 대만 롱탄(龍潭) 랩에 OLED증착장비 한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한 대가 추가 판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착은 OLED 패널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공정이다. OLED 발광 물질이 기판에 고르게 부착이 되도록 공기가 제거된 진공 챔버 안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때 사용되는 챔버가 OLED 증착 장비다. 증착 설비는 풀 라인으로 꾸밀 경우 대당 1000억원이 훌쩍 넘어간다.

롱탄은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약 50㎞ 거리에 있는 도시다. 이곳에 위치한 애플의 생산연구소는 OLED를 포함,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비밀리에 연구·개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50여명의 엔지니어와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인 AUO에서 채용한 일부 인력들도 근무 중이다.

그간 OLED 증착 장비 시장은 일본의 '캐논도키'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OLED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가 최대 고객이다. 다만 설비 제조 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캐논도키도 연간 생산 수량이 4~5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도키의 1년 생산 능력과 맞먹는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하다보니 다른 패널 제조사들이 캐논도키에게서 장비를 공급받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수년 전부터 국내 선익시스템과 샘플 테스트 등을 공동 진행하며 협력을 해왔다. 그 결실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선익시스템의 증착장비를 구미 공장에 들여올 계획이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1990년 설립된 OLED장비 전문회사다. OLED 시장의 늦은 개화로 줄곧 적자에 시달리다 지난 2009년 국내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업체인 동아엘텍에 인수됐다. 동아엘텍은 현재 선익시스템의 지분 70.08%를 보유하고 있다. 선익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288억원이고 영업손실은 49억원이다.

애플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연구·개발하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맞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하고 있다. 설계도를 가지고 있으면 디스플레이를 삼성과 LG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발주하기 유리해진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대만 연구소에 위치한 생산 설비는 일종의 파일럿(시범)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플은 제품 양산을 100% 외주에 맡기는 만큼 직접 개발한 신 기술의 양산성을 검증해 본다거나 OLED패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OLED증착 설비를 구매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jm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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