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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나오는 '북폭 시나리오', 왜?

민간정보회사의 입을 빌린 사실상 '미국의 직접 경고'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2016-06-18 09:30 송고
미군의 전략무기인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가 지난 2월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날고 있다.   2016.2.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미군의 전략무기인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가 지난 2월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상공을 날고 있다.   2016.2.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미국 모처를 이륙한 B-2 스텔스 폭격기 10대와 F-22 스텔스 전투기 24대가 은밀히 북한 영공으로 진입해 영변 등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에 수백 발의 폭탄을 퍼붓는다.

B-2 폭격기에 탑재된 900㎏급 GBU-31 정밀유도폭탄과 1만3600㎏급 GBU-57 벙커버스터(MOP)는 북한 지하 깊숙히 감춰져 있는 북한 핵 시설을 수 미터 오차로 맹폭한다.

폭격기들이 핵 시설을 타격하는 동안, 동해로 잠입한 미 오하이오급 원자력추진 잠수함들이 BGM-109 토마호크 순항(크루즈) 미사일 수백 여발을 발사해 북한의 미사일과 공군기지 등을 초토화한다. 여기에 일본에 위치한 미국 이지스함들이 합세, 수백 발의 순항미사일이 북 주요 군사타깃을 향해 날아간다.

최근 미국의 안보전문 정보회사인 '스트랫포(STRATFOR)'에 공개된 북한 정밀 타격전 시나리오의 일부다.

북한은 즉각 반발했다. 이 보고서에 대해 북한은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의 노골적인 침략전쟁 야망의 발로"라고 주장하며 무자비한 응징을 다짐했다.

통신은 "최근 미국의 한 전략정보자문회사가 '북조선핵문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 발표했다"며 "5개 장으로 된 보고서의 골자는 우리의 핵 및 군사시설들에 대한 '정밀공습작전'을 진행해 우리의 핵능력을 초토화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민간 연구소가 제작한 보고서에 북한이 이같은 반응을 나타내는 건, 그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하고 세밀한 작전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북핵 시설에 대한 이같은 폭격 시나리오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개된 후 군사첩보위성, 순항미사일, 드론 등 첨단 타격 무기체계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돼 왔다.

군사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 이미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군사작전 시나리오로 이미 'OPLAN 5027-03.04'이라는 코드명이 명시된 전술안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러한 북폭 시나리오는 지난 1994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이 북한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폭격하려고 준비했고, 주한 미국인들의 철수 작전이 준비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의 영변 폭격 계획에 반대하고 카터- 김일성 회담 등이 성사되면서 이 작전은 없던 일이 됐다.

군사기밀이라고 할 수 있는 작전 개념을 민간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건, 또다른 의미도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미국 정부가 직접 할 수는 없으니 민간 싱크탱크의 입을 빌리는 형식으로 북한에게 경고를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작전 시나리오가 실제 집행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 △태평양을 넘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인 미사일 개발 완료 △핵탄두 소형화 여부 등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이 세 조건이 모두 동시에 충족할 경우 미국의 선제 북폭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 행위를 해오고 있는 북한을 '무력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일을 방문 중이었던 지난 4월26일(현지시간) 미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분명히 우리의 무기로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인명 피해와는 별도로 그들 바로 옆에 핵심 우방국 한국이 있다"고 말했다.

'북폭 계획'은 언제든 곧바로 실현 가능한 '준비완료형 시나리오'인 셈이다.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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