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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책]'우연이', 차지게 욕을 해도 여전히 '예쁜 전혜빈'

'우리 연애의 이력' 리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6-06-16 17:26 송고
드라마에서 '예쁜 오해영'으로 활약 중인 전혜빈이 영화에선 전혀 상반된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난다. 욕도 차지게 잘하는, 터프하지만 속은 여린 우연이(극 중 이름)를 만난 그는 프레임 안에서 뛰놀며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는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감독 조성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작품은 이혼한 후에도 여전히 동료로 지내는 두 남녀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다. 제17회 전주 국제 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16일 '우리 연애의 이력' 시사회가 열렸다. © News1star/ '우리 연애의 이력' 스틸
16일 '우리 연애의 이력' 시사회가 열렸다. © News1star/ '우리 연애의 이력' 스틸


'몽정기'(2005) 이후 10여 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전혜빈은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눈빛이 깊어졌고, 섬세한 터치로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극 중 우연이는 어린 시절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유명세를 탔지만 이제는 한물간 여배우다. 그를 찾는 감독은 커녕 직접 작품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촬영현장에서 사랑에 빠진 조감독과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결국 이혼했다.

기댈 가족이라곤 병상에 있는 이모 뿐이고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구는 헤어샵 원장밖에 없다. 불안정하고 자존심 세고 변덕스럽지만 내면의 상처가 많으며 의외로 순정파인 여자다.

주인공의 감정 기류가 불안정한만큼 전혜빈은 내면의 다양한 감정들을 쏟아내야 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생활을 한 자신의 경험을 되짚으며 캐릭터와의 공통 분모를 찾아내야 했다.

우아한 외모와 다르게 욱하면 고깃집에서 욕도 차지게 던지는 우연이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전혜빈이라는 배우가 시나리오를 꼭꼭 씹어 소화한 덕이다.

전혜빈의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신민철은 남의 속도 모르고 언제나 해맑은 오선재 역할에 적절한 캐스팅이었다. 다소 과격한 감정을 내보이는 우연이의 마음이 이해가 갈 정도로 속 터지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훤칠한 외모와 여심을 녹이는 장난꾸러기 같은 면모가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영화가 끝난 뒤 전혜빈은 "극 중 두 사람의 사랑이 굉장히 보편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우리가 늘 하고 있는 사랑도 완벽하지 않고 병들어 있다"며 "치료의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우리 연애의 이력' 조성은 감독은 그렇게 관객들을 잔잔하게 위로한다. 너만 아픈 게 아니라 사랑은 다 힘든 거라고,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게 사랑이라고 말이다. 오는 29일 개봉.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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