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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서 강간피해 네덜란드女 '불법 간음'으로 되레 처벌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2016-06-13 21:22 송고
.© AFP=뉴스1
.© AFP=뉴스1


카타르에서 강간 피해 여성이 오히려 '불법 간음죄'가 적용돼 처벌받는 일이 발생했다.
CNN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 법원은 13일(현지 시간) 22세 네덜란드 여성의 불법 간음죄를 인정해 3년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공공장소 음주도 유죄를 인정받아 3000 리얄(96만원)의 벌금형이 부과됐다. 로라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사실상 카타르에서 곧 추방된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날 법원은 로라 옆의 한 시리아 남성에 대해서도 간음죄 및 공공장소 음주 범죄 혐의를 인정해 총 태형 140대를 선고했다. 카타르 법은 무슬림의 음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언뜻 간통죄를 저지른 남녀에 대한 판결로 보이지만 사실 이날 유죄를 인정받은 로라는 성폭행 피해자다. 로라의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카타르에 있는 한 호텔에서 술을 마시던 로라는 한 음료를 먹고 완전히 정신이 혼미해졌다.

정신을 잃은 뒤 한참 후 깨어났을 때 로라는 누군가의 호텔 방에 있었고 성폭행 당한 후였다. 그 즉시 경찰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로라 역시 체포돼 수개월간 구금됐다.
카타르법은 혼인관계가 아닌 16세 이상 여성과 남성이 성관계를 맺은 경우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게 한다. 지난 2013년 인근 UAE에서도 노르웨이 출신 여성이 강간을 당한 뒤 1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네덜란드 대사관과 정부 측은 이 사건을 주시하며 피해 여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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