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정치 >

미사일 발사 실패에 체면 구긴 北…냉온전략 스텝도 '삐끗'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대화공세 후 도발전략 차질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16-05-31 15:30 송고 | 2016-05-31 15:38 최종수정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 AFP=News1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 AFP=News1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이 냉온전략을 반복하며 출구를 찾는 모양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선(先) 비핵화 조치 천명과 우방국의 외면까지 겹치며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더욱이 북한은 31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이마저 불발로 그치면서 체면까지 구겼다.

지난달 세차례 실패에 이어 네번째 시도에서도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핵탄두 탑재'라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상도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는 뼈아픈 대목으로 여겨진다. 대북제재를 완화시키기 위한 북한의 스텝이 중간에 꼬여버린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000~4000㎞로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 발사에 성공했다면 충분히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려고 했을 공산이 크다. 탄도미사일의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면서 이를 무기로 상대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앞서 북한이 대화공세에 끈질리게 매달린 점도 이 같은 이유가 있어서였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야만 하는 북한은 대화공세를 통해 명분 쌓기에 열을 올렸다.

'선(先) 비핵화 조치'에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우리 정부가 대화를 거부할 것을 알면서도 북한이 대화공세를 편 것은 '남측이 대화를 거부했다'는 명분을 쌓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 같은 명분은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화공세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우리 측에 대화를 제안했다는 점을 지렛대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면서 이 같은 구상은 모두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과의 대화 시도와 대북제재를 약화시킬 수단 중 하나가 불발로 돌아간 탓이다.

또한 거듭된 실패로 무수단 미사일의 결함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면서 탄도미사일에 대한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데도 실패했다. 미국에게 탄도미사일에 대한 공포감을 줘야만 향후 대화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이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성능에 대해 별다른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이를 보여주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김정은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지시가 내려오고 목표가 분명한 만큼 계속해서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anghw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