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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기치 든 삼성전자, 퇴근 후 '카톡 지옥'부터 없앤다

23년만에 조직문화 대혁신…6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세부계획안 발표
일못하게 하는 불필요한 회의 줄이고 '층층' 결재라인 간소화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5-31 06:00 송고 | 2016-05-31 08:19 최종수정
삼성전자는 24일 오후 수원 디지털시티에 있는 디지털연구소(R4)에서 CE부문 윤부근 대표, IM부문 신종균 대표, 경영지원실 이상훈 사장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장,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 제공) © News1
삼성전자는 24일 오후 수원 디지털시티에 있는 디지털연구소(R4)에서 CE부문 윤부근 대표, IM부문 신종균 대표, 경영지원실 이상훈 사장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장,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 제공) © News1

조직문화 대수술 중인 삼성전자가 비효율적인 회의문화부터 뜯어고친다.  

3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6월 발표할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의 세부계획안을 짜고 있는 삼성전자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의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23년만의 조직문화 대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 4가지 방향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마련 중이다.  
삼성은 이번 컬처혁신이 조직원의 자발성을 근간으로 한 '바텀업' 방식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가장 큰 지지를 받은 개선안은 '중복 회의를 없애라' 였다. 업무시간을 잡아먹는 불필요한 회의는 최소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데 직원들이 공감대를 이뤘다.

회의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회의시 참석자 모두가 발언하자는 내용도 세부계획안에 포함된다. 회의를 주관하는 상사의 일방통행식 회의를 지양하고 수평적 소통과 아이디어 공유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어찌보면 가장 기본적인 문제의식이지만, 그만큼 거대한 삼성 조직에 유연한 회의문화가 자리잡기 어려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부장-상무-전무-부사장-사장에 이르는 '층층시하' 결재라인도 간소화한다. 각 단계별 결재를 거치느라 오래 걸리는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퇴근 후 모바일 메신저로 이어지는 업무지시도 사라진다. 임직원의 퇴근 여부를 인트라넷과 연동해 퇴근한 임직원에게 불필요한 업무지시가 가지 않도록 하는 개선안이 마련된다. 퇴근 후에도 로그아웃할 수 없는 일명 '카톡 지옥'에서 직원들을 해방시키자는 의도다.

실제 독일 BMW와 폴크스바겐은 긴급 상황 외에는 퇴근 후 직원에게 연락하지 않는 사규를 두고 있다.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그룹'의 경우 지난해 전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한 의견을 토대로 근무형태의 대대적 혁신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유연근무를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컬처혁신' 초안은 지난해 7월 삼성전자 국내외 임직원 2만6000여명의 참여 속에 '집단지성'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임직원들의 집단지성 플랫폼인 모자이크(MOSAIC)에서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온라인 대토론회를 실시했다.  

'관리의 삼성' '군대식 삼성'에서 벗어나겠다는 시도다. 삼성전자는 제조업 중심의 하드웨어 문화에서 아이디어 중심의 소프트웨어 문화로의 혁신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위한 컬처혁신에 '스타트업 삼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를 위한 대토론회에는 총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했으며 1200여건의 제안과 댓글이 쏟아졌다. "NO 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달라"  "직급보다는 직무를 우선시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인사고과로 점수를 매기는 '포인트' 승격방식을 폐지해 달라"  "왜곡된 인사관리 요인을 제거해 달라" 등 삼성맨들의 건의사항이 1000건 이상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수립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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