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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찰 용의자 8명 사살…두테르테 '초법살인' 우려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6-05-27 18:25 송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 © AFP=뉴스1


필리핀 경찰이 이번주에 마약 용의자 8명을 사살했다고 27일 밝혔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범죄자를 처형하라고 군경에 명령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진다. 특히 그의 고향 다바오에서 자경단으로 보이는 오토바이 괴한들이 잡범 3명을 살해한 일이 겹치며 그가 취임시 대규모 초법적 살인이 자행될 것이라는 인권단체들의 우려가 깊어진다.
AF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3차례 급습 과정에서 마약 용의자 8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체포에 저항해 법에 따라 죽임을 당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3차례 작전은 마닐라와 마닐라 인근 그리고 북부 지역 마을에서 벌어졌다.

용의자 중 2명이 사살된 마닐라 지역 경찰 대변인 테레시타 에스카밀란은 "마약용의자를 죽이라는 새로운 방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교전규칙을 갖고 있으며 그들의 인권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국가경찰 대변인 윌벤 마요르는 보고서를 볼 때 모든 경관들이 무력을 사용했을 때 작전 규정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범죄 용의자의 죽음은 경찰이 기록적인 초법적 살행 기록을 갖고 있는 필리핀에서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두테르테 정부 하에서 상황이 훨씬 악화될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앰네스티의 필리핀 사무소의 윌노 파파는 "우리는 법의 지배가 약화되는 것을 우려한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필리핀은 (미국 개척시대의) 황량한 서부가 될 것이며, 완전히 제어가 안 되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테르테는 이번달 치러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의 당선에는 논란을 촉발시킨 치안 정책이 크게 기여했다. 두테르테는 공약으로 취임 시 6개월 이내에 경찰에 사살 명령을 내려 범죄를 소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범죄자 10만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또 이전에는 부인했지만 자신이 오랫동안 시장을 맡아온 다바오에서 자경단(自警團)과 관계를 맺었음을 인정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자경단이 1980년대 이후 청소년과 잡범을 포함해 1000여명을 살해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다바오 경찰에 따르면 앞서 지난 25일에는 경범죄 용의자 3명이 살해됐다. 대변인 밀그레이스 드리즈는 최대 5명의 오토바이 괴한들이 학교 인근 거리에서 이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드리즈는 "경찰 기록에 따르면 이들 남성들은 소매치기범과 차량 절도범이었다"며 폭력단끼리의 다툼으로 살해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바오 자경단이 배후에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드리즈는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자들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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