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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넘어지고 쓰러져도…김해란이 밝힌 리우의 꿈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16-05-27 06:30 송고 | 2016-05-27 11:10 최종수정
여자 배구대표팀의 리베로 김해란(왼쪽)이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꿈을 밝혔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 News1
여자 배구대표팀의 리베로 김해란(왼쪽)이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꿈을 밝혔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 News1

몸을 던지고 또 던진다. 무릎, 팔꿈치 등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그래도 툭툭 털고 일어나서 다시 코트를 향해 온 몸을 내던진다.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 같은 수비 전문 리베로 김해란(32·KGC인삼공사)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김해란은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끝난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에 태극마크를 달고 남지연(33·IBK기업은행)과 함께 리베로로 출전했다. 대회 내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것은 주장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었지만 뒤에서 누구보다 묵묵히 땀흘린 김해란이 없었다면 본선 진출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지만 김해란의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괜찮냐"는 질문에 항상 "버틸 만하다"고 했던 그였지만 매일 경기가 진행되는 타이트한 스케줄 속에서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봉침을 맞아 부은 팔꿈치를 잡으면서 "며칠 쉬면서 열심히 치료 받으면 괜찮아 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리우 세계예선에서 59개의 디그를 성공시키며 세트당 2.27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전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선수 중에는 김연경이 세트당 1.69개, 남지연이 1.5개로 그 뒤를 이었다.

김해란의 존재감은 단순한 수치로만 판단할 수 없다. 리베로의 경우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수비 라인을 조율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베로로서 가장 필요한 것이 상대의 공격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수읽기와 경험이다. 단순히 반사적인 감각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사령탑들이 큰 경기를 앞두고 리베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김해란의 존재는 든든하다. 그는 V리그에서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1만 수비(리시브성공+디그)를 달성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시즌 한 경기에서 무려 54개의 디그를 기록, 자신이 갖고 있던 53개를 넘어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는 세터 이효희(36·도로공사), 남지연에 이어 3번째 고참이기도 하다.

이정철 감독은 이번 엔트리 제출에서 김해란을 믿고 리베로 남지연을 수비형 레프트로 활용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김해란은 리우 예선을 마치고 24일부터 옛 팀 동료였던 임정은(개명전 임효숙), 김선영 등 지인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달콤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 그는 "리우 티켓을 꼭 따오겠다고 약속하고 미리 여행을 잡아놨었는데 다행이다"고 웃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해란(아래줄 오른쪽 두 번째)이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 News1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해란(아래줄 오른쪽 두 번째)이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 News1

평소 개인 목표를 물으면 언제나 팀 승리를 강조했던 김해란이지만 이번 올림픽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간절하다. "선수로 뛰는 마지막 올림픽일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2015-16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후배 나현정(GS칼텍스)에게 '베스트 7' 리베로 부문을 내주고도 "가장 아끼는 현정이가 받아서 괜찮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던 김해란이다.

아쉬움이 컸겠지만 큰 내색하지 않았던 김해란은 올림픽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바뀌었다. 김해란은 김연경, 양효진, 황연주(현대건설)와 함께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던 멤버 중 한 명이다. 한국은 런던에서 아쉽게 4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을 하지 못했다.

김해란은 "올림픽 무대는 배구 선수라면 누구나 원하는 꿈의 무대"라며 "런던에서의 아쉬움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리우에서는 메달을 획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란의 시선은 오직 올림픽을 향해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던 것처럼 리우에서도 시상대 위에 오르는 것을 꿈꾼다.

그는 "일단 아프지 않고 올림픽 전까지 몸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그 다음 본선에 간다면 런던서 이루지 못했던 메달을 꼭 따보고 싶다. 연경이도 있고 이번이 정말 적기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alex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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