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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女주세요"…여직원에 호신용품 공동구매 해주는 기업들

귀갓길 에스코트 서비스도 "여성에 대한 치안확충 절실"
경찰도 밤길 취약지 맞춤형 범죄예방 활동 강화

(대전=뉴스1) 이인희 기자 | 2016-05-27 06:00 송고 | 2016-05-27 09:09 최종수정
 
 

◇ CCTV 있어도…‘묻지마’에 속수무책인 엘리베이터

지난 1일 대전 대덕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28·여)는 늦은 귀가시간 엘리베이터에 탔다. 문이 닫히려는 순간 뒤따라 탄 B군(16)을 본 A씨는 불안했지만 설치된 CCTV를 보고 안심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자 B군은 자신이 메고 있던 가방에서 돌을 꺼내 돌연 A씨의 머리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A씨는 대처할 틈도 없이 그대로 쓰러진 채 수차례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 발생 9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B군은 “후배들이 말을 듣지 않아 기분이 나빠 있는 상태로 돌을 들었는데 마침 여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 방범창도 무색…여성 혼자 사는 집 ‘범죄 대상’

대전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C씨(26·여)는 지난해 8월 귀가하는 도중 자신의 집에서 뛰쳐 나오는 D씨(26)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혼자 사는 자신의 집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이 나오자 ‘도둑이다’는 생각에 무조건 잡아야 겠다며 D씨를 붙잡았지만 힘에 못 이겨 5m가량을 끌려가다 결국 포기했다.

이후 D씨를 붙잡은 경찰이 D씨의 가방에서 찾은 것은 C씨의 속옷 5점.  D씨는 이처럼 여성 혼자 사는 집의 창문 등으로 몰래 들어가 6개월간 9차례에 걸쳐 여성 속옷을 훔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으로 여성이 성적욕구해소의 대상이나 상대적 약자로 비치면서 장소를 불문하고 발생하는 여성대상 각종 범죄에 대해 ‘여성에 대한 관심과 치안 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기업체에서는 호신용품 공동구매 등을 통해 여성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에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이후 여성들이 사용하는 호신용품 매출이 급등하고 있다. 25일 오후 대전 동구 한 호신용품 판매점에서 젊은 여성들이 호신용품을 살펴보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2016.5.25/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이후 여성들이 사용하는 호신용품 매출이 급등하고 있다. 25일 오후 대전 동구 한 호신용품 판매점에서 젊은 여성들이 호신용품을 살펴보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2016.5.25/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유성구의 한 광고디자인업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성 근로자가 많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 근로자를 위한 호신용 스프레이 공동구매를 결정하게 됐다”며 “야간 근로자에 대해서도 경호업체와 에스코트 서비스 계약을 맺어 이용할 수 있도록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역시 여성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시행한 ‘밤길 여성안심 귀갓길’을 강화하고 있다.

공원 내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안심비상벨 점검 모습(대전둔산경찰서 제공) © News1
공원 내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안심비상벨 점검 모습(대전둔산경찰서 제공) © News1

경찰이 시행중인 밤길 여성안심 귀갓길은 △전신주 고유식별번호 부착 △골목길 귀가도우미 안심주택  △공원 여성 안심 비상벨 등으로 이뤄지며 현재 총 51개가 운영 중이다.

전신주 고유식별 번호의 경우 위급상황에 처한 여성이 전신주에 부착된 고유번호를 경찰 상황실에 알려 자신의 위치를 전달할 수 있다. 또 골목길에서 위험에 처한 여성이 인근에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골목길 주택 85곳을 선정, 초인종을 눌러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에 대한 보호와 배려의 모습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지면 여성을 노리는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며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이 안심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단체 등과 함께 맞춤형 범죄 예방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leeih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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