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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선진화법 위헌 논란 끝…'정치적 논란'은 여전

다수결 원칙보다 강한 60% 의결률, 직권상정 요건 등 논란
새, 20대 때 개정 시사·국, 與 태도 지적·더 "타협·협치 결정"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6-05-26 15:47 송고 | 2016-05-26 15:50 최종수정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결정과 통합진보당 해산 및 소속 의원 의원직 상실에 대한 재심결정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16.5.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결정과 통합진보당 해산 및 소속 의원 의원직 상실에 대한 재심결정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16.5.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헌법재판소가 26일 국회법상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이로써 이 법에 대한 위헌 논란은 사라졌지만, 심판 청구 이유대로 이 법을 둘러싼 몇 가지 쟁점들은 여전히 남아 있어 정치적 논란은 계속 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심판을 청구했던 새누리당 측이 선진화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삼았던 조항은 높은 수준의 의결정족수, 이른바 '60% 의결률'이다.

현재 국회법 85조의2 제1항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을 할 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60% 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5분의 3 이란 요건이 헌법 47조가 보장하는 다수결 원칙에 반한다는 반론으로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이로 인해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에게 입법권을 위임한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이 침해받는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반면 법 취지대로 다수당의 '법안 날치기' 등 횡포를 막을 수 있다면 다수결 원칙이 꼭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선진화법 이전의 국회법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의 과반수 찬성을 의결정족수로 안건을 처리해 다수당이 법안을 날치기하는 등의 경우가 있었다.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 요건으로 여야 합의와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등을 규정한 국회법 85조 1항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앞서 새누리당 측은 '북한인권법'의 본회의 상정을 요구했지만 국회의장이 요건 미비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자 심판을 청구했다. 직권상정을 위한 강화된 요건 때문에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였다.

국회법이 여야 합의를 강요하며 일부 안건의 본회의 직권상정부터 막아, 자유로운 토론과 질의를 전제로 한 의회주의 원리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수의 권리보호 등을 위해 다수결보다 이상적인 의사결정 방식인 합의를 직권상정 요건 중 하나로 정한 것은 강요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의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종결시키려면 재적의원 5분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규정도 유지된다. 원내 2당으로 내려앉은 새누리당 입장에선 법안 처리를 차단할 무기를 잃게 된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20대 국회 개원 후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등과 합심해 패스트트랙 등을 추진한다면 새누리당의 반발에 선진화법이 더 큰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야 3당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20대 국회의 국회운영을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선진화법 개선에 국회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20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심판을 청구한 새누리당의 태도를 지적하면서도 "국민의당은 비록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 되었다 해서 선진화법에 대한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으며 협치를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은 여야가 타협과 합의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만든 법"이라며 "헌재의 각하결정은 이 같은 입법 취지를 받아들여 내린 결정으로 존중한다"고 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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