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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조여오는 디젤車 규제…차업계 전략 수정 불가피

환경부, 디젤차 규제 강화에 경유값 인상까지 추진
현대기아차, 전기차 넘어 수소차 개발에 박차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6-05-25 19:05 송고 | 2016-05-26 09:28 최종수정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대교 북단 육교 위에서 수도권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버스 진입금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6.5.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대교 북단 육교 위에서 수도권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버스 진입금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6.5.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아지고 정부의 규제 강화가 가시화되면서 자동차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SUV 차량 대부분이 디젤차인데다, 우수한 연비 덕분에 세단에도 디젤 엔진을 얹는 추세에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 환경부, 휘발유↓ 경유값↑ 추진…소비자 반발 불보듯

환경부는 현재 100:85 비율인 휘발유와 경유값 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95:90 수준으로 휘발유 가격은 내리고 경유는 올리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 반발이다. 그동안 정부가 '클린디젤'을 명목으로 각종 혜택을 줘온데다 유지비 매력이 더해지면서 디젤차 비율은 매년 급증했다. 경유 사용을 장려(?)하던 정부가 하루아침에 정책을 바꿔 디젤차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은 명약관화다.

또한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세금 재조정을 논의하게 될 경우 국론분열도 예상된다. 가격조정으로 이득이 기대되는 휘발유 차주와 디젤차주 간 찬반 양론이 갈려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특히 화물차와 트럭, 버스 등 생계형 운전자들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경유값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물류비가 높아져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만만치 않다. 이같은 여러 난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환경부의 경유값 인상 주장에 대해 기재부와 산업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4개 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논의하려 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판매된 경유차 20종을 조사한 결과, 닛산의 경유 SUV 캐시카이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목적으로 임의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서울 용산구의 닛산 전시장. 2016.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환경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판매된 경유차 20종을 조사한 결과, 닛산의 경유 SUV 캐시카이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목적으로 임의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서울 용산구의 닛산 전시장. 2016.5.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더티 디젤'에 엇갈리는 명암…차업계 전략수정 불가피

기름값 논란과 별개로 디젤차에 대한 규제강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디젤엔진의 천국' 유럽에서조차 퇴출 움직임이 뚜렷하다. 우리 환경부도 유례없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EU FTA를 계기로 유럽의 강화된 디젤 배기가스 기준 '유로6'를 적용해온 환경부는 내년부터 실외주행 등을 포함하는 더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 그동안 디젤차에 관대했던 정부가 디젤차 규제의 세계적 흐름에 적극 편승하는 형국이다.

이에 발맞춰 차업계도 발빠르게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장기적 판매전략에 변화는 불가피하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시장이 넘어가는 과도기 상황이 더욱 짧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저물기 시작한 디젤차 시장을 붙잡고 있다간 친환경차 시장 선점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디젤차 퇴출 움직임에 따라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쌍용자동차다. 티볼리 브랜드를 통해 'SUV 명가' 재건의 희망을 키웠지만, 최근 여론악화 및 정부 규제 현실화 가능성에 시장에서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주력 차종 대부분이 디젤 엔진을 얹은 SUV인 쌍용차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수입차 업계의 판매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초부터 디젤 엔진을 얹은 SUV차량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수입 세단 시장에서도 디젤엔진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신규등록한 디젤차는 절반을 넘겨 가솔린차를 앞질렀다. 그러나 내년부터 국내규제가 더욱 까다로워지는데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디젤차 억제정책을 펼 것이 분명한 만큼 수입차 업체의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대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News1
현대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News1

◇ 힘받는 친환경차 시장…전기차 이후 내다보는 현기차

디젤차 퇴출 대응에 가장 발빠르게 나선 국내 기업은 현대기아차다. 현대차는 올해초 아이오닉을 시작으로 하반기엔 아이오닉 PHEV와 전기차 모델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라인업 완성을 통해 다소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친환경차 시장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저유가 추세 장기화로 아이오닉 출시 이후 판매부진에 고심하던 현대차로선 캐시카이 파문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기아차도 소형SUV 니로가 출시 초부터 흥행세를 보이는 등 순조롭게 친환경차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하반기엔 K7하이브리드와 K5 PHEV도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더 나아가 수소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대세로 떠오르는 전기차 그 이후까지 바라보고 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수소차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밝힌데 이어, 현대차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은 "2018년 초에 앞선 수소차가 나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SM6 판매호조로 한숨돌린 르노삼성은 하반기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지엠도 신형 말리부가 인기인 가운데 전기차 볼트 출시를 준비하며 친환경차 경쟁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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