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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의사야"…가짜 부모 섭외해 결혼사기 30대 구속

외제차 동호회 지인 소개로 만난 여성에 1억 뜯어내
알고보니 10여년 전 결혼해 자식 있는 유부남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6-05-25 12:00 송고 | 2016-05-25 16:29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재벌가의 자제이자 대학병원 의사라고 신분을 속여 결혼을 빙자해 억대의 사기행각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및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김모씨(35)를 구속하고, 김씨의 가짜 재력가 행세를 도와 부모역할을 한 혐의(사기)로 이모씨(60)와 김모씨(59·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10월 외제차 동호회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A씨(27·여)에게 자신은 상장 대부업체 B 업체 회장의 혼외 외손자로, 미국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마치고 국내 유명 사립대학 의대를 졸업한 뒤 해당 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의사로 재직 중이라고 속였다.

이후 교제하기 시작한 둘은 2014년 4월부터 결혼준비를 시작했고, 김씨는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A씨로부터 명품시계 등 예물과 예단비 등 명목으로 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재력가 행세를 위해 역할대행 사이트에서 가짜 부모를 섭외하고, 부모역할을 한번 대행해 줄 때마다 12만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들에게 진짜 재력가 부모인 것처럼 연기하도록 했다. 가짜 어머니 김씨는 A씨와 6차례 만나거나 전화통화, 문자메시지를 하며 80만원 상당을 챙겼고, 이씨는 3차례에 걸쳐 아버지 역할을 대행해 김씨로부터 2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김씨는 자신 명의로 된 118억원 상당의 예금 잔고증명서와 차량등록증 등 문서를 위조해 A씨에게 보여주는 한편 빌린 차량과 섭외한 기사로 '도련님' 행세를 하며 A씨를 속였다.

김씨는 A씨와 상견례 끝에 서울의 최고급 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로 한 뒤 예물과 예단비를 받아챙기고는 결혼식을 약 2주 앞둔 시점에 갑자기 김씨 어머니가 위암 확진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결혼식을 미뤘다.

김씨가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해서 결혼식을 차일피일 미루자 수상히 여긴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씨의 범행이 발각됐다.

A씨가 모두 눈치챘다는 사실을 몰랐던 김씨는 A씨 측과 다시 결혼식 날짜를 협의하고 신혼집 마련 자금으로 지원받기로 했던 5억원을 받으러 나왔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김씨는 고등학교 학력이 전부인데다 2004년에 결혼해 자녀까지 둔 유부남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학습지 방문교사를 하며 강남의 부잣집을 드나들면서 이들과 같이 생활해보고 싶은 마음에 리스로 고급외제차를 구입한 뒤 외제차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직업을 말하기가 창피해 의사라고 속이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추가로 저지른 범행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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