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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 강남 살인 피의자, 현장검증서 심경 묻자 "담담하다"

경찰, "흉기 가해당시 심정 물었더니 표정에서 죄송함 읽을 수 있었다"
약 40분 걸쳐 진행…경찰 "진술과 동일하게 범행 재연했다"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김태헌 기자, 김혜지 기자 | 2016-05-24 10:19 송고 | 2016-05-24 13:51 최종수정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모(34)씨가 24일 오전 살인 사건이 일어난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공용화장실에서 현장 검증을 마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 2016.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모(34)씨가 24일 오전 살인 사건이 일어난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공용화장실에서 현장 검증을 마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 2016.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오전 9시쯤 서초구 서초동 사건 현장에서 피의자 김모씨(34)가 피해 여성을 살해한 전 과정을 검증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52분쯤 경찰의 호송 차량을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지난 19일 영장실질심사 당시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회색 트레이닝 바지에 상의는 검은색 집업 외투를 입었다.

흰 마스크를 써 얼굴에는 테가 둥그런 안경을 쓴 김씨의 두 눈만 드러났다. 안경 뒤로 김씨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호송차에서 내려 사건이 발생한 건물 화장실로 이동하는 도중에 기자들이 몰려들어 현재 심정을 묻자 "그냥 뭐 담담하다"며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막힘없이 말했다.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피해 당한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며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 원한이나 감정이 없고 어쨌든 희생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이미 형사님들께 말씀드렸다"며 "차후 조사받는 절차 과정에서 이유나 동기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여성을 살해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는 더 이상 답하지 않고 사건이 일어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씨가 질문에 모두 답한 뒤 오전 8시57분쯤 건물 화장실로 들어서자, 경찰은 건물 출입문인 유리문을 닫고 비공개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반층 정도 계단을 올라간 뒤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벌어진 범행이어서 바깥에서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으나 검증 모습을 촬영하는 카메라 스트로보의 플래시가 유리문 바깥으로 번쩍였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가 이날 오전까지 이어지면서 현장 주변은 경찰과 취재진들, 현장을 지켜보는 시민 등으로 혼잡했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의경 30명과 강력팀 등 약 70여명을 현장 주변에 배치했고, 취재진과 일반인 등 200명(경찰추산)이 몰려들었다.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모(34)씨가 24일 오전 살인 사건 현장 검증을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공용화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 2016.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인 김모(34)씨가 24일 오전 살인 사건 현장 검증을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공용화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 2016.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약 40분간에 걸쳐 진행된 현장검증을 마친 뒤 오전 9시36분쯤 김씨가 다시 건물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현장에 들어갈때와 마찬가지로 크게 동요하는 기색은 없었으며,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빠져나와 경찰의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한 건물 화장실에서 A씨(23·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경찰은 19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 조사를 통해 김씨의 심리를 분석하고 이번 범행이 여성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정신질환에 따른 범죄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 결과를 토대로 수사를 마친 뒤 26일쯤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검증 이후 한증섭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기자들과 만나 "살인사건 현장검증을 정상적으로 마쳤다"며 "피의자는 범행 시작 전과 후를 담담하게 재연했고, 재연한 모습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특별한 심경변화는 없었다"며 "재연을 거부하지도 않았고 심문 시에 했던 진술과 동일하게 화장실에서 범행을 재연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죄책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별 죄책감이 없었으나 현재는 피해자에게 죄송한 맘을 간간이 표현했다"며 "피해자를 흉기로 가해할 당시 심정을 물었는데 표정 등에서 죄송함 그런 심경을 읽을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치 만기일자가 27일인데 사실상 유죄 입증에 필요한 범죄사실과 증거확보가 다 됐기 때문에 조금 일찍 26일쯤 송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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