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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우보증 폐지됐지만…출생 미신고는 못 막는다

가족관계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 19대 국회 본회의 통과
전문가들 "출생신고 누락 막으려면 출생통보제도·익명출산제도 도입해야"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6-05-20 14:37 송고 | 2016-05-20 14:51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영아매매, 불법입양 등 각종 범죄에 악용돼 아동의 인권과 복지를 위협한다고 지적됐던 인우보증(隣友保證) 출생신고제도가 폐지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아진 국민의 아동인권 의식을 반영한 결과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아동의 인권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병원에 출생통보의무를 지우는 방향으로 출생신고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제시대부터 내려온 낡은 제도 역사 속으로 

19일 인우보증 출생신고제도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가족관계등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인우보증 출생신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우보증제도는 병원의 출생증명서가 없어도 성인 2명을 보증인으로 세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제도로 알려져 있는데 병원이 없거나 멀어 집에서 출산하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지금까지 유지됐다.

그러나 신고자가 허위신고를 해도 담당 공무원이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영아유기, 불법입양, 외국인 불법국적 취득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됐다. 특히 미혼모나 혼외자녀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우보증제도는 아동의 인권을 위협하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까지도 혼외자녀나 미혼모의 아이를 인터넷으로 불법 매매해 자신의 아이인 것처럼 출생신고한 뒤 키운다거나,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해서 양육수당 등  특혜를 받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잇달았다. 2011년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와 2012년 10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우리나라의 출생신고제도가 영아유기와 신생아매매 등 불법 입양으로 인한 아동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다며 출생자동등록제로 전환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인우보증제도가 폐지되면서 이제 남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처럼 허위 출생신고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병원의 출생증명서가 없는 경우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야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가정법원은 유전자 검사 등으로 친자녀 여부를 확인하고 지문조회, 전과조회 등으로 외국인의 불법 국적취득을 막을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인우보증 폐지가 최근 높아진 국민의 아동인권의식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전에도 인우보증제도에 대한 폐지 논의는 계속 있었지만 최근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으로 아동인권보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며 "뒤늦게라도 바뀐 시대상을 담지 못하는 낡은 제도가 폐지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산모·아이 복지 위해 출생통보제·익명출산제 도입해야 

인우보증 폐지로 아동의 생존과 인권을 위협하는 시급한 문제가 해결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아직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기준에는 부응하지 못한다. 허위 출생신고는 막을 수 있지만 출생신고를 아예 하지 않아 아동이 위험 상황에 놓이는 경우를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광주에서 가정형편 등을 이유로 자녀 10명 중 7명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그중 4명은 태어난 지 10년이 지나도록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부부의 사연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인우보증제도 폐지 외에도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대신 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검사나 지자체장이 출생신고가 누락됐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이미 아동이 위험에 처한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외국처럼 출생통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출생통보제도란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행정기관에 통보하도록 하는 제도로 출생신고가 누락돼서 아이가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은 부모 외에 의료기관 등이 출생 사실을 정부기관에 통지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김상용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병원에 출생통보를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는 미혼모 등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여성이 병원 출산을 기피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자녀와 산모의 건강을 위해 익명출산제도 등 부작용을 막는 보완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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