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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 되찾고 첫봄 맞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제1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지난 17일 개막, 29일까지 열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5-21 14:05 송고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 News1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 News1

"미국 시민권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되찾았습니다. 다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니까 뭔가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입니다. 제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가 11회째 축제인 만큼 지난 10년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출발합니다. 저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고, 이 축제도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 행사로 뿌리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지만 음악가에겐 국적이 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예술감독(62)이 2015년 미국 시민권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는 것이 최근 뒤늦게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개막식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강 감독을 만났다. 그는 "(국적을 회복해) 겉으로 바뀐 것이 없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아콩쿠르를 12세에 석권한 강 감독은 '바이올린 신동'으로 통했다. 그는 다음 해 미국으로 건너가 커티스 음악원에서 이반 갈라미언을 사사했다. 1976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 참가해 3위로 입상했다. 당시 구소련 출신이 1, 2위와 5위를 차지하자 벨기에 언론들은 "정치적인 영향력이 없었다면 강동석이 1등"이라고 보도했다. 그 후 198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는 27세인 그에게 심사위원을 위촉하기도 했다. 20대 젊은 연주자가 이미 평가받는 위치를 벗어나 평가하는 위치에 올라설 만큼 음악계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강 감독은 한국 국적을 되찾은 계기가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래된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이라는 것은 내가 벗어날 수 없는 정체성"이라며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할 수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비용으로 출국세 2350달러(279만5325원)를 내야 했다. 또한 최종 승인을 받는 데까지 2차례의 인터뷰를 거치면서 약 4개월이 소요됐다. 강 감독은 "적지 않은 벌금(?)을 냈다"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렸지만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것도 절차가 꽤 복잡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뜻밖에 적대국이 많아서 미국 여권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한국보다 적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참여할 세계적 연주자를 섭외하기 위해 해외를 바쁘게 돌아다닌다. 이번 제1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는 베를린필하모닉에서 수석 플루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마티어 듀푸르를 비롯해 드미트리 스트코베츠키, 프레디 켐프, 아비람 라이케르트 등 해외 초청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1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개막공연 '출발' .공연장면. 강동석·박재홍(바이올린, 왼쪽부터) 문지영(피아노), 김상진(비올라) 조영창(첼로)© News1
제11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개막공연 '출발' .공연장면. 강동석·박재홍(바이올린, 왼쪽부터) 문지영(피아노), 김상진(비올라) 조영창(첼로)© News1


또한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연주자들이 힘을 보탠다. 이들은 플루티스트 최나경(33)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7)과 문지영(21), 첼리스트 문태국(22) 등이다.  바이올린계의 샛별 이수빈(15)도 문태국과 이중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축제는 지난 17일 개막해 매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오는 2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실내악이란 2~10명이 함께 연주하는 공연을 뜻하며 인원수에 따라 2중주·3중주·4중주·5중주 등으로 나뉜다. 실내악은 독주회나 오케스트라 공연에 비해 연주자들의 섬세한 표현과 친밀도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연주자가 연주 실력을 키우기에 최적의 방법이기도 하다. 강 감독은 "연주자들이 실내악을 통해서 다른 연주자가 곡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운다"며 "함께 연주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개막공연은 '출발'이라는 주제로 강동석 예술감독과 베를린필하모닉에서 수석 플루트로 활동하고 있는 마티어 듀푸르를 비롯해 이경선, 문웅휘, 선우예권, 로망를루, 올리비에 두아즈 등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주요 연주자들이 총출동했다.

1부에선 마티어 듀푸르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함께 이중주를 환상적으로 연주했다. 이어 클라리넷 연주자 로망 귀요가 가세해 생상스의 '플루트,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타란텔레 Op.6를 연주해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2부에선 시벨리우스의 피아노 5중주 사단조를 피아니스트 문지영, 바이올린 강동석·박재홍, 비올라 김상진, 첼로 조영창이 연주해 실내악의 깊은 감동을 이끌어냈다.

개막공연 이외에도 이번 축제는 관객의 취향과 수준에 맞춰 다양한 공연이 준비됐다. 김 감독은 "플루트, 클라리넷 등 관악기를 중심으로 된 공연도 있고,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 위주의 4중주 연주도 있다"며 "가족이 함께 클래식을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가족음악회'를 추천한다"고 했다.

다음은 SSF에 참가한 연주자와 연주단체 그리고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공연 세부일정이다. 가격 2만∼15만원. 문의 1544-1555.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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