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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쓸 기분 안나죠" 케미포비아 가습기 자체로 확산

문제는 살균제였지만 얽혀있는 기계다보니 거부감도 발생
현재는 초음파형 가습기보다 자연기화형 가습기 주류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5-19 17:52 송고 | 2016-05-20 09:28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가습기 살균제 사망피해사태를 계기로 가습기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감(케미포비아)은 이미 일상을 파고들었다. 문제가 된 것은 살균제이지 가습기가 아니지만 사태와 얽혀 있는 장치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용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롯데하이마트는 2013년 이후 가습기 판매량 자체는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은 2011년 처음 발생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2013년 이후 가습기 판매가 줄었다는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며 "계절적 특성상 가습기 판매는 날씨가 건조한 겨울부터 3월까지 집중되는데 이기간 특별한 판매 감소세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부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돌을 갓 지난 딸을 키우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인 박선희씨(여·34)는 "주변을 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태 이후 다들 가습기를 사지 않는 분위기"라며 "너무 건조할때는 집에 빨래를 널어놓거나 세수대야에 물을 담아두는 식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전에는 임신을 하거나 출산이 임박하면 가습기를 장만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는데 이제는 기계에 의존하는 데 대한 공포감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출산휴가 중인 디자이너 전지선씨(여·32)는 "집이 너무 건조해서 가습기를 꼭 써야 하는 상황인데 찜찜해서 고가의 일본산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며 "2주에 한번 가습기 필터를 베이킹소다에 담궈두면서 나름의 살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습기 제조사들은 살균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살균제 없이 간편하게 물로만 세척할 수 있는 워셔블 필터를 장착했다.

삼성전자 가습기 (모델명 SHU-G45) 사용설명서 발췌. © News1
삼성전자의 가습기(모델명 SHU-G45)에 들어있는 '사용자 설명서'를 보면, 물로 가습필터를 손쉽게 세척할 수 있으며, 화학약품과 방향제, 세정제 등의 사용을 하지말라고 나와 있다.

매일 새로운 물(40도 이하의 깨끗한 수돗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청결하게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화학약품을 첨가하지 말고, 물통에 손을 넣어 자주 청소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코웨이 등은 살균제 사용이 필요 없는 자연기화방식 가습기를 판매하고 있다. 자연기화방식은 젖은 빨래를 널어놓았을때 처럼 자연스럽게 수분을 기화하는 것으로 살균제를 쓸 필요가 없고,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미세한 수분 입자를 실내에 전달한다.

자연기화식 가습방식은 물통에서 수조로 물이 공급되고, 수조에 장착된 가습필터가 회전하면서 물을 흡수한다. 흡입된 건조한 공기는 가습필터를 통과하면서 습한 공기로 변하며 밖으로 나와 실내에 수분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2011년 사건 발생 이후 대부분의 업체가 '초음파 방식' 대신 기화 방식의 가습기를 내놓고 있다.  

초음파식은 물에 초음파를 쏘아 진동에 의해 물 입자를 작게 만들어 공기 중으로 내보낸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살균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세균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의 원인 물질(PHMG, PGH)이 물 입자와 합쳐지며 마치 미세먼지처럼 폐로 흡입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초음파식 가습기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의 퓨리케어 가습기는 세균이 붙어나오기 힘든 미세한 입자의 수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공기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고, 자외선 살균 기능이 있어서 수조속 물때와 냄새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가습기 (모델명 SHU-G45) 사용설명서 발췌. © News1
삼성전자 가습기 (모델명 SHU-G45) 사용설명서 발췌. © News1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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