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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시장 폭락 시나리오…"남중국해 분쟁을 보라"

"中 외국 배척 행위 심화…문제는 경제보다 정치"
"對 중국 제재 등 갈등 커지면 유가 폭락할 수도"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2016-05-18 08:21 송고 | 2016-05-18 09:30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국제유가의 방향을 좌우하는 요인으로는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 같은 미시적 정보에서부터 GDP 성장률 등의 거시적 지표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거대한 ‘블랙스완’이 존재한다면 원유시장의 통상적인 수요·공급 분석은 무의미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의 정치 불안이 원유시장의 최대 돌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린스턴에너지어드바이저스의 스티븐 코핏 이사는 17일(현지시간) CNBC에 게재한 기고에서 ‘블랙스완’급 위기가 원유시장을 쓰러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이 낮으나 일단 현실화하면 큰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을 의미한다.  

코핏은 최대의 돌발 악재는 ‘중국’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해 논하고 있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정치적 이슈’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수개월간 중국의 정세가 악화되며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핏은 현재 중국이 불안하고 불행한 나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자국의 우월성을 무기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무릎 꿇게 해 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인 로디움그룹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은 개혁 성공이 어려운 구조이며 해외 기업들을 배척하는 등 경제적, 정치적 간극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자국 내 외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애플의 아이튠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한편 디즈니와 알리바바의 제휴 사업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비정부단체들도 삼엄한 경찰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가톨릭 교회 등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이고 있다.

코핏 이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본주의적 개혁 및 개방을 주창하고 있으나 실제 우선순위는 ‘외교 정책’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외교 정책의 중심에는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려는 계획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필리핀 등과 마찰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코핏은 중국이 주요 교역 상대국들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그다지 실익이 없어 보이는 남중국해 전략에 집중하는 것은 ‘무력 외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단기적으로 경제적인 희생이 있더라도 동아시아 지역에서 우월적인 외교적 입지를 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외교 마찰은 원유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도 미미한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해외 기업들이 중국과 거래에 주저하게 되는 것은 미미한 재료로 작용하겠지만 중국에 대한 제재 조치 등이 시행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내외적 긴장 상황이 고조되면 중국 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핏은 외교적 마찰로 인해 중국이 6%대의 경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GDP가 원유 수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GDP가 부진할수록 중국의 원유 수요도 실망스러운 수치를 기록할 것이고 이로 인해 원유시장의 고난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현재 원유 전문가들은 올여름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코핏 이사는 중국의 정치 불안으로 인해 그 시기가 2분기가량 뒤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 성장세 둔화로 달러대비 위안 약세가 촉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높였다. 이어 이러한 악재가 동반될 경우 국제유가는 현 수준에서 12달러 이상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핏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원유 금수 조치가 단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정치 상황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블랙스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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