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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류 열풍에도 유독 힘 없는 영화…잇단 고배 왜?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6-05-08 10:45 송고
'별그대' 장태유 감독이 연출한 영화 '몽상합화인' © News1
'별그대' 장태유 감독이 연출한 영화 '몽상합화인' © News1

중국 내 개봉한 영화 중 한국 감독이 연출하거나 한국 배우가 출연한 영화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 중국 내에서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류 열풍과는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7일(현지시간)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연출한 장태유 감독이 제작한 영화 '몽상합화인(夢想合伙人)'은 지난달 29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했다.

'별그대' 열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장태유 감독의 '몽상합화인'은 야오천, 탕옌 등 중국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며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6일 일일 5위에 해당하는 391만위안(약 6억9000만원),누적 박스오피스 7413만위안(약 131억 6000만원)을 기록했다.
'몽상합화인'과 같은 날 개봉한 탕웨이 주연의 '시절인연2'가 중국 멜로 영화 돌풍을 일으키며 일일 3150만위안, 누적 5억5300만위안을 돌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살아온 배경과 성격이 다른 여성이 창업을 하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창업과 로맨스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며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혹평을 들었다

현지 언론은 몽상합화인의 순수 제작비만 9000만위안이라는 점을 들어 이 작품의 제작사의 손익분기점은 3억위안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객 추이로 봤을 때 박스오피스 1억위안 돌파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1년 한국에서 개봉해 큰 인기를 끈 엽기적인 그녀의 시즌2인 '엽기적인 그녀2'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엽기적인 그녀2'는 조근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원작 주연인 차태현과 에프엑스(F(X))의 빅토리아가 열연을 했지만 개봉한 지난달 27일부터 14일간 누적 박스오피스는 3400만위안에 그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노동절 연휴 특수에 맞춰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은 1% 미만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1일 상영된 임대웅 감독 연출의 '불속지객' 역시 누적 박스오피스가 400만위안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채영과 여명이 출연한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전개가 딱딱하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작품이 연출을 맡은 한중합작영화는 20여편에 달한다. 그러나 이 중 누적 박스오피스 1억위안을 돌파한 작품은 '나의 조기 갱년기', '이별계약' 등 몇 작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감독이 연출하고, 한국과 중국 배우가 함께 출연하는 작품은 사실상 망했다고 보면된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런 영화들이 부진하고 있는 원인에는 중국 내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천창예 화이브라더스 연구원은 "중국  관객들은 구성이 탄탄하지 않지만 유명 연예인만 내세운 작품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며 톱스타인 유덕화 주연의 '세이빙 미스터 우' 등의 작품이 호평을 받았음에도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라고 밝혔다.

천 연구원은 "한국 드라마는 범죄, 스릴러물에 특히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코미디 등 가벼운 작품들의 경우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중국작품들이 오히려 관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한국 배우가 출연하게 될 경우 언어 문제로 인해 더빙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관객들이 감정선을 이해하는 데 어려운 점도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현지 언론은 "한국 감독이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할 때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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