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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티볼리 덕에 연봉 2배"…신바람 난 쌍용차 평택공장

"하루 4시간씩 공장 멈췄는데…잔업·특근으로 이젠 쉴틈 없어"
희망퇴직·무급자들 속속 복귀…신입사원 수혈로 활기 UP
티볼리 브랜드 올해 목표 9.5만대…간섭효과 없이 '쌍끌이' 흥행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6-04-21 15:42 송고 | 2016-04-21 18:52 최종수정

쌍용차 평택공장© News1
쌍용차 평택공장© News1

"회사가 어려울땐 (작업시간)8시간 중 4시간은 '계획정지' 했고 연봉은 3000만원대 중반 정도였다. 티볼리 출시 이후 잔업·특근 덕분에 올라 작년에는 연봉 7000만원 받았다."
쌍용자동차가 신바람이 났다.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8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쌍용차가 'SUV 명가 재건'을 목표로 42개월간 35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티볼리가 '대박'을 친 덕분이다.

지난 20일 찾은 경기 평택시 칠괴동의 쌍용차 평택공장에서는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쉴새없이 차량 조립에 여념이 없었다. 3개 라인에서 시간당 66대가량의 신차를 쏟아내는 빡빡한 작업 속에서도 직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 189초에 1대씩 뚝딱…"유럽서도 호평 티볼리, 올해 9.5만대 목표"

평택공장 생산라인은 189초에 6.5m씩 움직이는 라인 위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천천히 이동하는 라인 위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작업을 마치면 1대의 완성차가 탄생한다. 3개 조립 라인에서 시간당 66대 정도의 신차가 나온다.
조립 1라인은 티볼리, 티볼리에어와 코란도C를 생산한다. 3:5:2의 비율로 티볼리 브랜드 생산이 80%를 차지한다. 코란도 투리스모, 체어맨W를 생산하던 2라인에서도 물량이 달리는 티볼리 조립에 투입됐다.

티볼리 라인이 주력인 1라인은 83%의 가동률을 기록중이다. 체어맨W의 판매저조로 작년 가동률이 19%였던 2라인도 티볼리 생산을 시작하면서 가동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평택공장은 지난해 가동률 58%를 기록했지만, 티볼리와 티볼리에어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만큼 가동률 60%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전무)은 "6월부터 티볼리 에어의 본격적인 유럽 판매가 예상되는데 제네바 모터쇼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며 "올해 (판매목표 8만5000대에서) 9만5000대까지 될 수 있다고 보고 목표를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평택공장©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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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업·특근에도 '싱글벙글'…"공장 멈추던 때 비하면 희망 가득해"

쌍용차 평택공장은 총 3개 조립라인을 가동중이다. 티볼리가 출시 이후 날개돋친 듯이 팔리자 쌍용차 평택공장은 조립 1라인에서만 생산하던 티볼리를 조립 2라인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티볼리를 주로 생산하는 1라인은 밀려드는 물량 때문에 주야 2교대로 전환해 하루 종일 공장이 가동된다. 코란도 투리스모와 체어맨W를 생산하던 조립 2라인도 티볼리 생산에 투입됐지만 물량을 맞추기는 턱 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2라인은 월,화,목,금요일 3시간씩 잔업을, 토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특근이 이어진다. 수요일 저녁은 '가족의 날'로 지정해 잔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잔업과 특근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이 피곤한 기색을 보일 법도 하지만 모두가 힘이 넘친다. 회사가 한창 어려울 때는 8시간 조업 중 4시간은 '계획정지'를 통해 공장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지금은 몸이 힘들지만 회사가 살아나는게 피부로 느껴지다보니 볼트를 조이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심종보 조립1팀 기술주임은 "잔업과 특근 등으로 몸은 힘들지만 그에 상응하는 기쁨이 있다"며 "잔업·특근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차량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희망퇴직·무급자 복귀에 연봉도 '껑충'…'젊은 피' 수혈로 활기↑

쌍용차는 판매부진 속에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다. 티볼리가 출시된 이후 돌풍을 일으키면서 직원들은 다시금 쌍용차 부활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공장 곳곳에 '희망'  '성공'  '티볼리' 등의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파이팅 포즈로 찍은 단체사진과 격려 플래카드 등이 붙어있다.

쌍용차 회생은 월급통장에서 체감된다. 직원들은 한때 3000만원대 중반 정도까지 연봉이 삭감됐다. 그러나 티볼리 출시 이후 잔업과 특근이 늘면서 생산직 연봉이 상승했다. 작년에는 7000만원 이상을 받는 직원들이 대폭 늘었다.

조립1팀 김성진 기술주임은 쌍용차 공장에서 15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김 주임은 "현장 분위기가 좋아졌고 티볼리 출시 후 직원들에게 희망이라는게 생겼다"며 "가족의 날인 수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잔업 및 특근을 실시하는 덕분에 작년은 재작년보다 2000만원 정도 급여가 늘었다"고 말했다.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무급자와 희망퇴직자도 속속 복귀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희망퇴직자 12명, 해고자 12명이 복귀했고, 무급휴직자들도 생산라인에 속속 투입되고 있다. 조립 2라인에서만 무급자 30여명이 복귀했다.

2009년 희망퇴직 이전부터 경영악화에 따라 생산직 신입채용이 없었다. 쌍용차의 지난해 평균 근속연수는 18.92년에 달한다. 올해 16명의 신입사원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현장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 News1
쌍용차 평택공장© News1


◇ 매년 신차 출시로 가동률 100% 목표…"中 공장준설 계획 없다"

잘 나가는 쌍용차에 가장 큰 고민은 수출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쌍용차 수출의 절반(4만여대)을 담당하던 러시아 시장이 루블화 폭락과 경제제재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러시아에서의 판매량은 사실상 '0'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중국에서도 고전중이다. 중국과의 FTA 품목 중 자동차가 빠지면서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에 이르는 관세가 붙어 가뜩이나 저렴한 현지업체들과 가격경쟁이 쉽지 않다. 때문에 중국 현지공장 준설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쌍용차는 이를 일축했다.

정무영 홍보담당 상무는 "마힌드라가 대주주로서 사업의 전체적 얘기를 한 것이 외신에서 잘못 와전된 것"이라며 "독자적인 공장을 세우는게 아니고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해 쌍용차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3년 정도 시간이면 중국 현지생산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매년 신차를 선보이며 현재 60% 수준인 평택공장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내년 렉스턴 후속 모델인 Y400과 코란도스포츠 후속모델 Q200, 2019년에는 코란도C를 계승하는 C300 출시를 계획중이다. 긴 침체기를 거쳐 티볼리로 기지개를 편 'SUV 명가' 쌍용차는 후속 신모델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eo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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