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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총선에 묻힌 군납담배 업체 선정 비리 의혹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6-04-18 07:40 송고
장도민 산업2부 기자 © News1
"이런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군납 담배업체 선정 발표가 하루 연기됐네요. 아마 납품업체 독과점 논란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한 담배 제조사 관계자의 말이다.

국방부 복지단이 예년과 달리 담배 납품업체 선정 발표를 하루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까지는 없었던 일이다.

최근 국방부는 군납 담배 입찰제가 도입된 이후 10년동안 국산 업체인 KT&G에만 담배 납품권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참다 못한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라는 외국계 담배 제조업체들은 국가를 상대로 납품업체 무효 소송을 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2016 담배 납품업체 발표'를 하루 연기했다. 기존 국방부 복지단이 군납 담배 업체를 발표하기로 한 날은 4월 12일이었다. 하루 뒤인 13일은 총선 날이었다.

총선이라는 대형 이슈 앞에서 국방부 복지단의 담배 납품업체 선정 발표는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담배업계에서는 국방부가 총선에 '묻어'가려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국방부 내부에서도 같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총선날과 겹치는 것은 분명 알고 있었다. 우리도 농담처럼 말하기는 했지만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논란을 예상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발표일을 하루 연기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내부 사정상 자세한 이유는 알려줄 수 없다"며 "군대라는 조직 특성상 보고에 시간이 오래 걸려 연기하게 됐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놨다.

소송으로 인해 그동안의 비리가 드러날까봐 두려웠던 것일까? 국방부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와 일본계인 JTI코리아의 제품을 각 1종씩 선정했다.

국방부의 불투명한 담배 납품업체 선정이 '외국인'에 의해 개선되는 것을 지켜보니 저절로 씁쓸한 웃음이 지어진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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