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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찬 "한국 줄기세포·재생의료 산업 진보냐 퇴보냐 갈림길"

[인터뷰]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겸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장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04-05 06:46 송고 | 2016-04-05 19:40 최종수정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 겸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장./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경영자로서 실수가 많았다. 감옥경험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힘들었다. 많이 반성했고 성찰했다. 이제 새로운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줄기세포·재생의료 산업이 우뚝 서느냐 퇴보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 겸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장(박사)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과오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회사를 경영하는데 경험이 부족했고 주주, 보건당국과의 의사소통이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13년 해외 원정시술 논란에 휩싸이면서 알앤엘바이오(현 알바이오)가 상장폐지돼 본인과 주주들이 고통스런 시간을 보낸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라 대표도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가 인터뷰를 자청한 배경에는 한국 줄기세포·재생의료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왜곡 없이 봐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라 대표는 모두가 망했다고 혀를 찼던 알바이오가 일본에 버거씨병 등 4개 적응증으로 줄기세포 치료기술을 수출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면제받고,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내 2개 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성과라고 밝혔다.

자력으로 임상 3상까지 진행해 오는 2020년 조인트스템의 미 FDA 시판 허가를 받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러나 버거씨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희귀의약품 지정이 답보 상태인 것에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스코스템의 유효성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라 대표는 토종 줄기세포 치료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모국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에서 진행된 라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복잡한 시기에 인터뷰에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최근 네이처셀과 알바이오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렸다. 너무 놀랐다. 그동안 나를 질타하던 주주들이 마음을 싹 바꿨다. 감옥에 보내라고 소리쳤던 주주들이 회사를 다시 살리라고 응원해줬다. 너무 감사했고 힘이 됐다. 돌이켜보면 경영자로서 실수가 많았다. 공개적으로 반성한 모습과 새로운 각오를 보이고 싶었다. 준비없이 해외로 마구 다녔던 것도 후회된다. 주주와 국가의 이익을 위해 기술자로서 줄기세포 산업 발전에 매진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생각이 많았는데 정리했더니 오히려 (생각이) 깊어지고 연구개발(R&D) 성과가 좋아졌다. 기술자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우리나라 줄기세포·재생의료 산업이 전 세계에 우뚝 서느냐 퇴보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가 잘 안들리는 것 같아 답답하다.

라정찬 대표이사./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과오를 자발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감옥살이를 해봤고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이런 나에게 주주들이 신뢰를 보내고 힘내라고 말한다. 알바이오가 다시 일어나 일본에 줄기세포를 수출할 것으로 누가 알았겠나. 다들 망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100억원 정도 났다. 나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들의 손실을 회복하겠다. 우수한 재생의료기술을 개발해 난치병을 정복하는 게 나의 꿈이자 의무다. 국가에도 돈을 벌어주고 싶다. 태권도는 한국이 종주국이다. 자가 성체줄기세포 치료제도 한국이 세계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주주들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 공식 직함은 CTO(최고기술책임자)이다. 현재 회사로부터 연봉과 차량을 따로 제공받지 않는다. 전철을 타고 회사로 출근한다. 그런데 지금이 더 행복하다. 일하다 회사에서 자기도 한다. 비상장 알바이오는 주주들과 가족처럼 지낸다. 창업동지로 보면 된다. 가끔 등산도 같이 한다. 주총 전에 회사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연중 세 번 정도 회사 운영 상황을 충분히 공개하니 오해가 풀렸다. 진작에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정도다. 부침을 겪었는데도 알바이오 주식을 팔지 않은 비율이 70%에 달한다. 그래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기술만 보고 기다려왔다는 한 주주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부작용이 정말 없나.

▶ 적어도 성체줄기세포는 부작용이 없다고 봐도 된다. 보건당국 관계자들과 실무미팅을 가졌는데 안전성에 대한 별다른 우려는 없었다. 줄기세포는 안전성 문제보다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게임이다. 줄기세포는 특성상 약과 재생의료 경계에 있다. 의약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안전해야함은 기본이고 질환 어디 어디 작용하는지 적응증에 대한 정의가 분명해야한다. 또 질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처방량이 정해져있다. 그러나 재생의료는 안전성이 확인되고 효과 가능성만 있으면 의사 재량에 의해 처방할 수 있다. 일본 후생성에서 의료전문가 태스크포스(TF)팀에서 논의한 내용을 보면 자가유래 줄기세포는 개인에 따라 치료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줄기세포의 경우 효능과 처방의 표준화가 쉽지않다는 얘기다. 일본에서도 약사법을 개정할 당시 이 점을 고려해 실용적 접근을 취했다.

- 일본의 줄기세포 제도, 정책에 대해 추가로 설명해달라.

▶ 일본에서는 줄기세포에 대해 임상2상만 완료하면 의약품으로 임시허가를 내줘서 팔게하고 7년이내 임상 3상을 하도록 했다. 의약품으로 허가되면 전국 병원에서 동시 처방이 가능하고 의료보험 혜택도 볼 수 있다. 의약품 지위가 아닌 줄기세포는 치료면허를 받은 병원에서만 의사의 책임하에 처방이 가능하다. 물론 처방에 쓰이는 줄기세포는 제조허가를 받은 곳에서 공급받아야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의사의 권위가 센 곳이다. 그런 환경과 줄기세포 강국을 겨냥한 일본정부의 정책, 표준화하기 어려운 줄기세포 치료효과 등이 고려돼 융통성 있는 제도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제도에 가깝다. 줄기세포도 의약품과 같은 차원에서 관리되고 허가된다. 

- 줄기세포를 재생의료산업 차원에서 다루면 어떤 이점이 있나.

▶ 경험을 축적해 새로운 기술개발이 가능하다. 많이 치료해보다 보면 수준이 높아지고 새로운 의약품을 만들 토양이 만들어진다. 일본의 경험처럼 줄기세포는 사람별로 질환에 따라 치료편차가 크다. 의약품이라는 틀에 경직적으로 묶으면 줄기세포가 주는 폭넓은 가능성을 활용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든다. 우리나라에서도 재생의료에 대해 입법화가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  빨리 제도를 정비하고 빨리 치료제를 개발하면 거대 중국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중국도 최근 줄기세포에 관심을 갖고 일본 재생의료법을 모방해 제도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라정찬 대표이사./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버거씨병 치료용 바스코스템 희귀의약품 지정이 답보 상태다.

▶식약처가 유효성에 확신이 부족한 것 같다. 임상 결과를 통계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에서 이견이 있다. 세계적인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의뢰해 임상 결과가 의미있는 치료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인증받았다.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료를 보강하고 논리적으로 당국을 설득하겠다. 허가여부는 전적으로 식약처 재량에 달려있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희귀병이고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해서 전진적으로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돈벌이가 목적도 아니다. 버거씨병 환자는 다 합쳐야 국내에 4000여명 밖에 안 된다.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비용부담이 없도록 사회공헌차원에서 배려하겠다.

- 만에 하나 허가후에 치료제 효능이 예상에 못미치거나 한국서 허가를 못받는다면

▶환자가 먼저 알 것이다. 시판 후 1년도 안돼 분명 퇴출당할 것이다. 조건부 허가 후에 2년 안에 효능을 추가로 검증하지 못하면 취소하는 것도 당국재량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노력해도 결국 한국서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일본과 미국에서 임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과 임상시험이 비슷한 미국은 줄기세포에서도 승부처이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용 조인트스템은 물론 바스코스템, 후속으로 개발할 제품까지 다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생각을 하고 있다.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줄기세포는 지난해 성공적인 결과를 낸 한미약품과 가는 길이 다르다. 조인트스템 임상 2상에 대한 1차 결과는 2017년 3월쯤 나온다. 2차 결과는 2017년 9월로 전망한다. 2018년에는 임상 3상을 시작한다. 미 FDA와 상의가 필요하다. 임상 3상은 몇 백명 수준으로 가야 하는데 화학의약품보다에 비해서는 훨씬 적지만 비용부담은 있다. 임상 2상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임상 3상을 시작할 때 얼마든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시장 전망은 어떤가.

▶임상 3상까지 자력으로 마치고 판매(유통)권을 해외 업체에 줄 계획이다. 미국에서만 퇴행성 관절염 환자 수가 5000만명에 이른다. 인공관절 시술비용이 4만달러(한화 4608만원)에 이른다. 조인스스템 가격을 1만달러(1152만원)로 책정한다고 가정해도 승산이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화학의약품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자기몸에서 추출한 것을 배양했다가 다시 몸속으로 넣는 것이다 보니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단계가 높아질수록 비용이 더 드는 것은 사실이나 일반의약품 처럼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한국에서 만든 줄기세포 치료제를 비행기로 공수해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런 사례는 처음이다. 미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추가로 연구하는 줄기세포 치료약이 있나

▶현재 치매 분야를 연구 중이다. 자가줄기세포를 추출·배양해 몸속에 다시 투약하면 치매가 예방될 확률이 높아진다. 관련 동물실험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제품화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민관 합동으로 개발해도 좋은 분야로 본다. 국내 치매환자만 60만명이다. 중국도 보건의료 분야에서 치매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잘 개발하면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와서 치료받게 할수도 있다. 산업적 안목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줄기세포로 사람의 불치병을 정복하는게 나의 꿈이다. 황우석 스캔들에서 보듯 줄기세포가 실망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줄기세포를 재생의료의 한 분야로 산업적으로 키워갈 때가 됐다. 과학자 출신 경영자로서 그동안 실수가 많았던 점은 다시한번 반성한다. 보건당국도 과거 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사안은 국익과 환자들을 중심에 놓고 판단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주와 환자들을 위해 기술개발에 헌신하겠다. 그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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