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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채팅앱 성매매 ‘기승’...단속이 어려운 까닭은

(울산=뉴스1) 장은진 기자 | 2016-03-26 12:21 송고
스마트폰 채팅앱을 열자마자 5분도 안돼 50여통의 성매매 쪽지가 날아들었다.© News1
스마트폰 채팅앱을 열자마자 5분도 안돼 50여통의 성매매 쪽지가 날아들었다.© News1

울산경찰이 최근 기승을 부리는 스마트폰 채팅앱을 매개로 한 성매매와 전쟁을 치루고 있다.

외국인 여성을 고용한 뒤 스마트폰 채팅앱으로 성매수자를 유인,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을 잇따라 검거하는 등 상당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단속의 한계도 뚜렷했다.

스마트폰 채팅앱 성매매 단속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 직접 그 복마전 속으로 들어가 봤다.

"지금 만나요, 나쁜 친구 원해요... 2번에 30만원”
지난 14일 오후 기자가 스마트폰에 A랜덤 채팅앱을 설치하자 5분도 채 되지 않아 이러한 '불건전한 만남'을 요구하는 50여통의 쪽지가 날아들었다.

A랜덤 채팅앱은 특별한 인증절차 없이 성별과 나이를 마음대로 선택 할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개인정보를 숨기거나 속이고 상대방과 채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따라서 미성년자인 청소년들도 나이를 속이고  쉽게 채팅앱에 접근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의례적인 인사말도 없었다.

‘만남가능?’, ‘용돈 필요하냐?’, ‘한 번에 얼마’ 등 노골적으로 성매매 만남을 제시하는 내용만 짧게 주고 받았다.

특히, 위치기반 서비스가 연동돼 가까운 거리의 이성친구와 채팅이 가능해 만남까지 쉽게 이어지도록 설정돼 있었다. 

기자는 ‘오빠가’라는 닉네임을 가진 20대 남성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대뜸 키와 몸무게를 묻고선, "바로 만나서 숙박시설로 가자”며 “채팅앱에서 진지한 마음으로 만남을 이어갈 생각은 없다”고 낯 뜨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 그는 “몇 번 만남을 가져봤지만 대부분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혹시나 예쁜 여성이 있을까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에 중독 되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기존의 인터넷상의 만남 사이트에서 이뤄지던 성매매의 경우 개인 인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상 정보가 남거나 주로 전화번호를 교환해 만남을 가져, 그나마 성매매 범죄의 적발이 용의했다.

하지만 사이버상의 성매매 수법도 진화해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할 경우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일절 노출하지 않고  SNS를 통해 시간과 약속장소를 정하고 만나는 식이다.

이럴 경우 상대가 대화방에서 나가면  대화 내용이 모두 삭제돼, 사후에 상대가 누구였는지 알 방법이 없어진다.

‘캐심심’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40대 남성은 용돈을 주겠다며 만남을 유혹했다.

그는 보통 한 번의 성매매 만남에 ‘15만원’ 정도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먼저 설명했다.

기혼이라는고 밝힌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경제적인 도움은 더 많이 주겠다”며 “마음 맞으면 지속적으로 몰래 만나자”고 제안했다.

답장을 하지 않자, 그는 욕설과 폭언을 남기고 대화방을 나가 버렸다.

기자가 접속한 A채팅앱처럼 성인 인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채팅앱이 수십 개가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런 채팅앱은 특히 청소년들도 별다른 제약 없이 접근 가능해 성범죄에 더욱 쉽게 노출되고 있다.

개인신상정보가 노출 되지 않는 채팅앱과 SNS 쪽지로만 성매매 만남이 이뤄지기 때문에 성매매 현장을 적발하지 않고선 단속이 어렵다는 게 경찰의 고민이다.

울산경찰은 이처럼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한 성범죄가 청소년들에게까지 퍼져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 오는 5월까지 집중단속을 벌인다.

단속 대상은 채팅앱을 이용한 성매매 알선 행위, 성매매 행위, 아동이나 청소년과의 조건만남 등이다.


jourl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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