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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팅적 사고' 배우자"…대학가에 부는 'SW 교육' 열풍

주요 대학들, 비전공자에 SW교육 확대… "미래사회 대비"
최근 알파고 쇼크 더해져 빠르게 확산될듯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2016-03-26 06:0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난해부터 불어온 소프트웨어(SW) 교육 열풍에 이른바 '알파고 쇼크'가 더해져 대학가에도 SW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열기와 수요를 반영하듯 다수의 대학이 '컴퓨팅적 사고'를 주제로 한 교양수업을 신설해 문과학생 등 비전공자에게도 해당 교육들을 실시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강대와 중앙대, 성균관대와 연세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올해 1학기 신설한 SW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있다.

컴퓨터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 문제해결 능력 등을 인간사고에 접목한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가 수업의 기초개념으로 쓰이며, 이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대학 SW 교육을 혁신하자는 목표로 처음 시행한 'SW 중심대학' 사업과 알파고로 불붙은 SW 교육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서강대는 올해 1학기부터 '컴퓨팅 사고력' 과목을 신설했다. 이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와 컴퓨터적 사고를 이용한 문제해결 기법 등을 배우는 수업이다. 대학 측은 컴퓨터공학과를 제외한 모든 전공의 신입생들이 이 과목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했다.

산업사회에서 SW 중심사회로 이동하는 현시점에서 비전공자들도 SW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 이를 융합하는 방법을 가르치겠다는 게 서강대의 목표다.

강의를 맡은 서정연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현재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SW가 사용된다"면서 "어릴 때 읽기나 쓰기, 덧·뺄셈을 가르치는 이유와 똑같다"고 말했다. 이는 대부분의 분야에 컴퓨터가 쓰이는 사회 추세에서, SW 지식과 컴퓨터적 사고력도 덧·뺄셈처럼 필수적으로 배워야 하는 요소라는 뜻이다.

중앙대도 올해 신입생 전원에게 교양필수과목 '컴퓨팅적 사고와 문제해결' 수강을 의무화했다.

프로그래밍언어 '파이썬'을 이용해 진행되는 수업은 향후 학생들이 업무 수행에 어떤 SW가 필요한 지와 효과적인 활용법을 조금이나마 익히게 하겠다는 의도로 마련됐다. 중앙대는 이를 위해 3명의 강의전담 교수를 새로 채용하기도 했다.

커리큘럼 기획에 참여한 윤경현 중앙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전공자가 아닌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프로그래밍을 가르칠 수는 없다"면서도 "미래사회에는 SW가 모든 일의 기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 SW가 낯선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사용방법과 감(感)을 익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의 'SW 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됐던 성균관대도 올해 1학년 대상 교양과목으로 '컴퓨팅사고와 SW 코딩'(1학기), '문제해결과 알고리즘'(2학기) 강의를 새로 만들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겸비한 융합인재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유수의 SW 기업과 협력한 대학들도 눈에 띈다. 연세대는 올해 '컴퓨팅적 사고와 문제해결'을 전 학년 대상 필수교양 과목으로 개설했다. 이는 연세대가 지난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와 협력해 '컴퓨팅적 사고력' 교육 과정을 개발한 결과다. 학생들은 수업에서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스스로 주변의 문제를 알고리즘화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배운다.

나정은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는 "전문적인 프로그램 개발법을 가르친다기보다는 컴퓨터적 사고를 통해 닥쳐올 미래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고민해보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높아진 SW 교육에 관한 관심이 대학 교육에도 바람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같은 교육을 통해 대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경현 중앙대 교수는 알파고와 관련해 "컴퓨터를 주로 게임이나 SNS를 하는 데 사용했던 학생들이 컴퓨터가 가진 무궁한 가능성을 확인한 사건"이라고 되짚으며 "여기에 확대된 SW 교육으로 학생들의 관심과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교과과정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공부 방향도 바뀌게 될 것"이라며 "각 단과대학 특성에 맞춘 커리큘럼을 기획해 각각의 업무에 필요한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유홍준 성균관대 학부대학장은 "이제까지는 SW를 제대로 접해보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신설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SW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실제 자신의 분야에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lee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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