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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혁신도 집단지성으로…삼성전자 사내망 '모자이크' 눈길'

승진 및 성과보상체계 대수술 추진..사내 커뮤니티 모자이크에서 의견 수렴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장은지 기자 | 2016-03-22 16:45 송고 | 2016-03-22 17:10 최종수정
삼성서초사옥 전경./뉴스1DB  © News1 신웅수 기자
삼성서초사옥 전경./뉴스1DB  © News1 신웅수 기자

삼성전자가 마련한 집단지성 모자이크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성과 및 보상, 승진 등 인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1년에 한번 지급하는 OPI(성과인센티브)를 16년만에 수술대에 올린다. 개인능력과 상관없이 취급하는 업무분야에 따라 성과급이 달라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직제별 최소승진 연한을 폐지하고 승진 등을 위한 임직원 평가에 전면 다면평가를 도입한다. (관련기사 : [단독]삼성전자, 16년만에 성과급제도 대수술)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내망 '모자이크'로 알려졌다. 모자이크는 삼성전자 국내외 임직원 30만명이 가입해 있는 집단지성 사내망이다. 각종 현안과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인터넷 공간이다. 

모자이크를 활용하면서 인사시스템 개선과 같은 업무도 한결 빨라지고 효율적이 됐다. 과거엔 인사 시스템을 개편하기 위해선 인사팀이 중심이 돼 방안을 마련하고 주요 부서장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임직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모자이크를 활용하면 전 임직원의 의견을 가감없이 수렴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의견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참신하고 다양한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 정확한 의사 전달을 토대로 빠르고 효율적인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모자이크를 통해 인사 시스템은 물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나 사내 벤처를 육성하는 등 다양한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사내벤처 C랩의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모자이크를 통해 검증을 받고 사업화가 진행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모자이크 상징물© News1
◇30만명의 두뇌를 연결한다…집단지성 '모자이크'는 무엇

모자이크는 여러가지 조각을 모아 하나의 큰 그림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집단 지성을 만든다는 의미로 집단지성 사내망을 모자이크라고 명명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3월 모자이크를 만들어 오픈했다. 이후 1년 만에 페이지뷰가 2871만건, 크고 작은 제안과 게시글이 15만건이 넘을 정도로 활성화됐다. 

모자이크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집단 지성을 모으는 공간이다. 모자이크는 △개방형 토론 '스파크' △아이디어 제안 공간 '아이디어 마켓' △자발적 Q&A 공간 '퀘스천즈' △온라인 협업 공간 '커뮤니티' △네트워크 모임 '스퀘어' △문서 공동 편집서비스 닥스(DOCS) △앱 및 SW 평가 공간 엠스토어 △과제 기획 크라우드 소싱 엠프로젝트 등 총 8개로 구성된다. 

모자이크엔 삼성전자 글로벌 임직원 30만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다양한 의견 교환과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다. 

◇모자이크 통해 인사 시스템 개편 그 자체가 '혁신' 

삼성전자는 인사 시스템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모자이크를 통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삼성전자 임직원 2만5000여명이 관련 의견을 개진했고 이같은 의견이 인사시스템 개편 과정에 반영됐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평가 시스템 및 승진과 보상 시스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무엇보다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해진 조직 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삼성전자는 성과에 따라 파격적인 보상과 발탁 승진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하위 고과에 대해선 매년 상시적인 구조조정도 단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협업을 해야 하는 동료나 옆 부서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평가와 상대 평가가 강조되다보면 개인 성과를 위해 이기주의적으로 업무 행태가 바뀔 수 밖에 없다"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 창조적인 의견을 모으는 데엔 불합리한 시스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내부 경쟁을 부추기는 개인 상대 평가 대신 전임직원을 다면평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업무나 부서에 따라 절대 기준으로 차등지급되는 성과 체계 등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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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정신을 다시 한번… 모자이크 통한 혁신 

삼성전자는 모자이크를 통해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도 발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이 조직이 커진 대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보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기 마련이다. 모자이크 공간에선 다르다. 개개인의 의견이 자유롭게 올라오고 그에 대한 평가가 즉시 이뤄진다.

모자이크를 통해 실현된 아이디어들도 상당수다. 모자이크에 올라온 아이디어들 중 1년만에 특허를 취득한 아이디어만 61건에 달했으며 105건의 아이디어가 자산화됐다. 

삼성전자는 사내 벤처 'C랩'을 운영하고 있다. 모자이크를 통해 C랩팀이 꾸려지고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도 했다.

벤처기업과 같은 톡톡튀는 아이디어들도 사업화된다. 스마트센서와 스마트폰 등을 연결해 화장실 사용 현황을 보여주는 '푸로젝트'는 모자이크를 통해 아이디어가 상품이 된 대표 사례다. 푸로젝트는 대변을 뜻하는 푸(poo)와 프로젝트를 더한 말이다. 

푸로젝트는 화장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인식하는 '도어센서'와 각 도어센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한 화장실 사용 현황을 보여준다. 푸로젝트 앱은 '2층 남자 화장실 2칸이 비어있습니다'와 같은 문자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급한 용무가 있을 때 빈 화장실을 찾지 못해 애쓰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푸로젝트는 삼성 디지털 시티건물에 채택돼 수천명의 임직원들이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사내용, 화장실용으로 만들었으나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는 모델이다. 

삼성전자가 C랩엔 다양한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올라와 사업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모자이크를 통해 사업 아이템을 미리 점검받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골전도 음성인식 밴드 팁톡이나 허밍을 음악 악보로 변환해주는 험온, 스마트 허리띠 웰트, 손으로 즐기는 가상현실 기기 링크 등이다. C랩의 아이디어들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아예 독립 법인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자이크의 집단 지성을 통한 아이디어 수집과 의견 개진으로 경영 시스템은 물론 각종 사업 아이템까지 발굴하고 있다"며 "집단 지성을 통해 과거와 달라진 삼성의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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