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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줄 알았던 지광국사탑 사자상, 중앙박물관이 보관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6-03-17 09:55 송고 | 2016-03-17 13:57 최종수정
조선총독부가 보관하던 지광국사탑 사진. 기단부에는 원래 사자상이 있었다. 사진-문화재청© News1
조선총독부가 보관하던 지광국사탑 사진. 기단부에는 원래 사자상이 있었다. 사진-문화재청© News1

이전까지 일제강점기에 수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 기단부의 사자상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지난 60년간 보존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경복궁 내에 소재한 지광국사탑의 전면 해체‧보존처리에 앞서 지난해 9~10월 문헌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미술자료' 제87호에서 일제강점기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지광국사탑 기단부 사자상이 1957년도부터 수장고에서 보관 중이며. 2013년 보존처리된 사실을 알게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1962년 국가문화재를 일괄 지정할 때도 사자상은 기록에 없었으며, 당시 사회상을 볼 때 기관 간의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화재연구소에서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사자상이 1957년도부터 보관됐다는 사실을 자료로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고 문화재 목록을 서로 주고받고 있지 않았던 건 맞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홈페이지 지광국사 소개란에 기존 '기단의 네 귀퉁이마다 1마리씩 놓여 있던 사자상은 일찍이 도둑맞아 지금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다'라는 문장을 '기단 네 귀퉁이에 사자상이 1구씩 배치돼 있었으나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로 바꿨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이 발간하는 미술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으로 일반에게 널리 알린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문화재청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건 사실 아니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그런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광국사탑은 고려 시대에 국가에서 최고의 승려에게 내리는 ‘왕사(王師)’와 ‘국사(國師)’의 칭호를 받았던 지광국사(984~1067)의 사리탑이다. 화강암으로 제작된 높이 6.1m의 이 탑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유행했던 팔각원당형(八角圓堂型, 기단, 탑신 등이 팔각형으로 된 형식) 양식에서 벗어나 평면 4각형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양식을 보여준다. 정교하고 화려한 이국풍의 조각이 돋보이는 고려 시대 사리탑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초 지광국사탑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국보 제59호)와 함께 법천사터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일본인에 의해 옮겨져 1912년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 1990년 현 위치로 오기까지 최소 9차례 이전됐다. 특히, 6.25 한국전쟁 시 폭탄 피해로 옥개석을 비롯한 상부 부재가 여러 조각으로 파손되는 큰 손상을 입었고, 1957년 시멘트 등 다양한 재료로 복원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광국사탑은 그간 시행된 정기조사,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정밀안전진단 등의 결과, 다수의 균열과 시멘트 복원 부위 탈락 등이 확인됐다. 특히, 기단부와 시멘트로 복원된 옥개석, 상륜부의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석탑의 추가적인 훼손이 우려되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9년까지 전면 해체‧보존처리하기로 결정됐다.

이로 인해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재 관리 실태에 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기면서 인력과 예산이 크게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뭘 소장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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