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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세돌과 승부 펼칠 '제2 알파고' 벤처·中企 나올까

정부, ICT산업 육성 불구…중기 59% "효과 불투명해 참여안해"
증권가, AI 테마주만 들썩…"韓 기술력 높아 기업 매칭이 관건"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6-03-15 06:40 송고 | 2016-03-15 09:01 최종수정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알파고를 누르고 구글 공동창립자 세르게이 브린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구글 제공) 2016.3.10/뉴스1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알파고를 누르고 구글 공동창립자 세르게이 브린과 악수를 하고 있다. (구글 제공) 2016.3.10/뉴스1

최근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이긴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는 국내 벤처·중소기업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구글은 한국으로 치면 벤처기업에 불과한 딥마인드를 인수한 지 2년만에 AI분야에서 선두권 업체가 됐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각 산업별 기폭제가 될 수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 생태계에서는 '제2알파고'의 등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중심'없는 ICT중기업계…테마주만 웃었다?
1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9월 252개 정보통신기술(ICT)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59%가 정부의 ICT지원정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제조업에 ICT를 결합하는 운영시스템인 '스마트공장'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주조, 금형 등 뿌리산업 중소기업 72.7%는 '스마트공장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같이 고차원적인 정보처리 활동을 연구해 ICT로 구현하는 기반기술이다. ICT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는 지난해 3월 스마트공장 도입 등 한국형 ICT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관련 사업에 2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하기로 했다.

당시 조사는 이같은 정부의 목표와 중소기업이 처한 ICT 생태계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보여준다.

조사에서 40.9%는 ICT지원정책 불참 이유에 대해 '투자 대비 효과가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78.6%는 지원정책에 대해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들의 인식처럼 실제 ICT 생태계는 AI를 놓고 볼 때 걸음마 단계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국은 2013년 4월 뇌연구를 위한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출범해 10년간 30억달러(3조5535억원)를 투자한다. 일본은 10억달러(1조1800억원)를 투자해 인공지능 연구소를 지었다. 중국은 무인자동차, 의료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점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미래부는 구글을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IBM 등 글로벌 IT기업도 AI에서 일정한 성과를 도출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증권가에서도 읽힌다. AI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선점한 기업이 없다보니 투자심리로 인해 주가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승리하면서 일명 'AI 테마주'로 증권에서 분류된 에이디칩스는 10일과 11일 각각 29.82%, 23.58% 급등했다. 13일 이세돌 9단의 승리 후 첫 거래일인 14일에는 15.3% 급락 마감했다.

다른 AI주로 분류된 디에스티로봇도 알파고 대국 결과에 따라 주가가 요동쳤다. 에이디칩스는 AI 부품을, 디에스티로봇은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기업이다.

◇구글, '벤처'통해 AI 키워…"중기-기술 매칭작업 필요"
구글이 2014년 1월 영국의 벤처기업에 불과한 딥마인드를 인수한 점은 국내 산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확실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대기업 자본과 손을 잡는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국내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협력에 대해 고개를 젓는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대기업과 협력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35.2%가 '중소기업 보유기술에 대한 부당한 평가'를 꼽았다.

협력 추진이 일회성에 그치고(23.1%) 대기업의 이익분배가 불공평하다(16.5%)고 지적한 기업도 적지 않다. 14.3%는 대기업이 자신의 원천기술을 탈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쟁관계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기관은 중소기업을 둘러싼 제약이나 한계에 아직 갇혀있지 않은 '청년'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2009년부터 ICT 연구개발 결과로 나온 국내외 특허 6000여건 중 45건의 특허기술을 선정했다. 이 기술 참여기관 7곳 가운데 6곳이 대학교였다. 이 기술들은 당장 중소기업이 큰 어려움없이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원하는 국내 ICT기술을 기업에 찾아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같은 매칭(matching)작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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