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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펴낸 강민구 변호사

(서울=뉴스1Issue) 김남희 기자 | 2016-03-14 12:23 송고
살면서 한번쯤 겪게 되는 소송.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 유능한 변호사에게 맡기고 싶은 것은 누구나 당연한 심정이다. 그러나 과연 ‘실력 있는 변호사’를 그 누가 자로 재듯이 계량해 등급을 매길 수 있단 말인가.

물론 한 가지 참고사항은 있다. 얼마나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법조인를 살펴보는 것이다. 강민구 변호사는 10년 전 자신이 검사시절 수사했던 '아가동산' 사건을 소재로 '뽕나무와 돼지똥'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썼던 적이 있다. 작년에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부동산분쟁'에 이어 이번에 새롭게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이라는 책을 연이어 출간했다.
사건 수임과 처리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터인데, 본인이 맡았던 사건이나 여러 사례를 접하며 생긴 노하우를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으로 펴낸 것이다. 변호사는 도대체 하루 몇 시간을 소비하는 것일까? 강민구 변호사를 만나 신간 출판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강민구 변호사. © News1

- 상투적인 질문이지만 변호사가 된 계기가 있다면?

어린 시절 '수사반장'이라는 드라마를 즐겨봤다. 그 드라마에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살인범(이계인 분)의 엄마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실의에 빠진 피해자의 엄마를 돌봐주는 편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피해자 엄마는 자신을 정성껏 위로해주고 보살펴준 사람이 다름 아닌 자기 아들을 죽인 살인범의 엄마인 것을 뒤늦게 알고 처음에는 분노했다. 하지만 나중에 법정에서 피해자 엄마는 결국 살인범을 용서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한다. 당시 검찰과 변호인의 날선 공방은 정말 감동적인데다, 법에도 인정과 눈물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부터 법조인의 꿈을 키웠다.

또 어린 시절부터 글을 일고 쓰는 것을 좋아하고 주변에 어른들이 말을 재치 있게 잘 한다는 칭찬을 해줘 '갖고 있는 재능에 적합한 것은 변호사'라는 판단을 스스로 하게 됐다. 다방면에 재능이 있지도 않고 해서 오로지 법조인만을 꿈꿨다. 보통 성장하면서 꿈이 여러 번 바뀌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는 특이할 정도로 오로지 법조인을 꿈꿨다.
- 법조인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나?

11년 정도 검사 생활을 했다. 변호사 생활을 해 온지는 13년 정도 되었으니 법조계에 몸을 담은지 24년이 됐다.

- TV 출연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TV로펌 법대법'이라는 TV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출연했다. 이후 몇몇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섰고, 최근에는 MBN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에도 출연하기도 했다.

- 변호사들도 잘하는, 소위 말하는 전문 분야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분야에 전문이라고 할 수 있나?

부동산과 형사법이 전문분야다. 부동산 관련 책인 '핵심부동산분쟁'도 출간한 적도 있다. 부동산사건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된 것은 건설 사건이나 부동산에 관련된 사기· 배임 같은 형사사건을 많이 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연관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건을 맡아 하다 보니 모든 민사사건의 최종적인 종착지는 부동산 집행이더라.

아무리 소송에서 승리한들 그것을 집행하지 못하면 승소 판결문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더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통상 예금보다는 거의 부동산을 사놓지 않느냐. 그래서 여러 사건을 맡았을 때 궁극적으로 의뢰인에게 만족을 주는 것은 부동산 집행 분야더라. '부동산을 몰라서는 변호사로서 완벽히 할 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사건도 자주 맡다 보니 자료가 많이 쌓이더라. 그렇게 쌓인 자료와 경험, 실전에서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

- 소송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신뢰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신뢰를 심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신뢰가 있을 때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의사소통이 잘 돼야 의뢰인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맞는 공격방어 방법을 찾아 효율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의뢰인의 억울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변호사가 아닌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 사건을 재조명 해보는 날카로운 시각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 소송 상대방의 입장과 심리까지도 파악해야만 공격 방법을 예측해 적절하게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 이번에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라는 책을 냈는데 집필하게 된 계기가 있나?

검사와 형사전문 변호사로서 24년가량 근무하면서 수많은 성범죄 사건을 다뤄왔다. 그때마다 느꼈던 점은 성범죄 사건이 유·무죄 경계가 모호한 분야라는 점이다. 둘 사이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며, 피해자의 주관적 의사에 따라 죄의 성부가 결정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성범죄자로 억울하게 몰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며 그 사회적 여파는 가히 치명적이다. 뿐만 아니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등으로 가족들까지도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

누군가는 성범죄 사건은 '교도소 담장 위에서 추는 칼춤'과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위험천만한 사건으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아울러 그동안 변화된 다양한 법규정과 절차에 관하여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은 물론 저자가 알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 책 소개를 간략하게 한다면?

최근 형사법 체계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분야가 성범죄 관련 규정들이다. 먼저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이후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화학적 거세 등 재범방지를 위한 사회적 보안책이 마련됐다. 여러 특별법에서는 종전에 처벌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 관한 규제가 신설됐고 특히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성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또한 성매매, 성희롱에 대한 규제에도 변화가 많았다. 증거수집 절차에도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과학적이고 엄격한 적법절차가 요구되고 있다. 이제는 법률전문가들조차도 복잡다단한 성범죄 처벌규정과 절차에 대해 정확히 알기 힘들 정도로 난해해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거미줄처럼 얽힌 성범죄 관련 규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태부족했다. 이 책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사건과 최신 판례들을 토대로 복잡한 성범죄 관련 조항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실무서이다. ‘성범죄 관련 종합서적’으로서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집필했다.

이 책에서 최근 개정된 성범죄 관련 형법 규정 외에도 성폭력법, 아청법등 특별법상 성범죄 규정과 성매매·성매매알선 등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 및 문제점을 비교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성범죄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인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화학적 거세 등에 관한 규정과 위헌 여부에 관하여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성희롱과 관련한 실제 사례연구와 및 구제절차를 매우 상세하게 해설한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단지 법조인이나 경찰 혹은 성범죄와 연관된 사람뿐만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도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이다. 또한 법적으로 의무화된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있어 그 교재나 참고자료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어렵지 않은 간결한 문체로 기재되어 법에 문외한이 사람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사례 위주로 흥미롭게 서술돼 재미있게 통독할 수 있다. 특히 책 내용 중 '꽃뱀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올바른 변호사를 찾는 방법'은 내용이 재미있고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고 자부한다.

-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보람된 일이나 삶의 가치관이 있다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의 누명을 벗겨주고 권리를 찾아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같은 변호사들은 재능을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날 가장 필요로 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힘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극한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을 수렁에서 건져주는 것은 변호사로서 최고의 보람된 일이다.


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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