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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요청하면 정보 다 제공하게 돼" 대법 판결 비판

"문언상 요청 거부할 수 있음에도 수사기관에 강제권 부여한 것"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박동해 기자 | 2016-03-10 12:51 송고
차경윤씨(36)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앞에서 경찰에 개인정보를 무단공한 네이버 상대로 낸 손배소송의 대법원 판결이후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16.3.10/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대법원이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고 사용자 정보를 제공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놓은 가운데 원고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NHN을 상대로 소송을 낸 차경윤씨(36) 측 대리인인 박주민 변호사는 10일 대법원 선고 후 "이제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전기통신사업자는 개인정보를 다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수사기관이 사용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 신상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할 경우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요청에 따를 수 있다'는 문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언대로라면 전기통신사업자는 수사기관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인해 수사기관은 강제적 권한을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인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판결로 최근 통과된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보통신법도 정보제공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사업자들은 사안의 경중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의 모든 요청을 기계적으로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법적 요구라면 강제적 요구가 아님에도 모든 정보를 제공해왔다"며 "이 같은 상황은 테러방지법 하에서도 똑같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통신사업법은 신상정보로 한정돼 사생활 침해가 한정적"이라며 "테러방지법은 통신정보와 통신내용 등 모든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2012년에서 2014년까지 매년 1000만건 이상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정보제공이 이뤄졌다"며 "통제가 없어졌다는 것이 얼마나 큰 폐해를 끼치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2010년 3월 초 김연아 선수가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피하는 것처럼 편집된 '회피연아' 사진을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가 유 전 장관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인적사항을 요청했고 네이버는 이를 받아들여 차씨의 인적사항을 제공했다.

이에 차씨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며 네이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항소심까지 승소했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kuk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