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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신동주…日롯데 종업원지주회 설득 불가론 대두

롯데, 일본 프로야구단 소유 위해 조직한 '태생적 한계'
지주회 독자적 의견개진 전례없어 "캐스팅보트는 허구"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6-03-04 07:20 송고 | 2016-03-04 14:07 최종수정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6일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이 걸린 표대결을 벌인다.  2015.7.31/뉴스1 © News1 박재만 인턴기자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6일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이 걸린 표대결을 벌인다.  2015.7.31/뉴스1 © News1 박재만 인턴기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종업원지주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28.1%)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27.8%)을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종업원지주회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지만 어느 한쪽의 편에 서서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영진에 예속돼 있어 역할이 한정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신동주, 종업원지주회 집요하게 설득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임시주총을 앞두고 종업원지주회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등 현 임원진 7명 중 신격호 총괄회장을 제외한 6명을 해임하고 자신을 임원에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이번 임시주총에 상정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지난해 10월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한 데 이어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 절대적 과반주주로 올라섰다.

이로 인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28.1%도 확보했지만 주총 표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한 과반 이상의 지분에는 여전히 모자란다.

이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상장을 통한 주식가치를 1인당 최대 25억원까지 보장해주겠다는 당근책을 제시하는 등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주로 자신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전현직 임직원들의 메시지를 담은 의견 보고서를 두차례에 걸쳐 올리는 등 여론전도 강화하고 있다.

이 의견 보고서에 따르면 한 롯데홀딩스 직원은 "직원들의 이메일, 채팅 등이 회사에 의해 모니터링되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의 눈치만 보게 하고 있어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주장했다.

◇종업원지주회 무용론 "캐스팅보트는 허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회 장악을 바탕으로 일본 롯데그룹의 실권도 잡았지만 직원 개개인의 신임을 얻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이 때문에 회사에 오랜 기간 근무한 과장급 이상 130여명으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가 현 경영진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경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또다른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종업원지주회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간의 관행에 비춰보면 종업원지주회 포섭을 통한 주총 승리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무용론'이 우세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종업원지주회가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창업했던 초창기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종업원지주회는 일본 롯데그룹이 1971년 롯데 지바 마린스(구 도쿄 오리온스)의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일본 프로야구단을 소유한 기업은 일본인의 지분이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법률 조항이 있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일본인 직원들로 구성된 종업원지주회를 만들어 지분을 넘기고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종업원지주회는 회사 경영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데다 실제로 경영진 의사에 반해 독자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업원지주회도 롯데홀딩스의 이사회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관계사(20.1%) △LSI(10.7%) △임원지주회(6.0%) 등과 성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이 임시주총을 신속하게 받아들인 것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종업원지주회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현 상황에서는 허구에 가깝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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