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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미인도 위작 권춘식 주장번복 " 내가 그리지 않았다"

유족들 위작 주장, 국립 현대미술관 상대 소송 중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03-03 15:50 송고 | 2016-03-03 15:51 최종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미인도' © News1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미인도' © News1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된 '미인도'를 자신이 그렸다고 1999년부터 일관되게 주장했던 권춘식씨(69)가 "미인도는 내가 그리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며 기존의 주장을 번복했다.
권씨는 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999년 당시 다른 작품 위작 여부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감형을 받고 싶어서 큰 '건'을 털어놓았다"며 "천경자 작품 3점을 위작했던 일을 진술했는데 직접 그리지도 않은 '미인도'까지 포함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검사가 미인도 복사본을 보여주며 확인을 요청했을 때 내가 우물쭈물해 사건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천경자 화백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인도' 위작 논란도 재점화됐다. 유족들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해왔고, 국립현대미술관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저작권법 위반으로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유족들은 위작의 근거로 ▲미인도 소장과정에 관한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직원의 자필 증언 ▲미인도에 쓰인 물감이 널리 사용된 물감이라는 것 ▲'미인도' 위작 감정에 참여한 위원의 증언 ▲다른 천 화백의 작품과 비교한 미학적 분석 등을 제시했다.

반면에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주류 미술계에서는 1991년 '미인도' 위작 시비가 처음 일어났을 때 한국화랑협회가 진품이라고 감정한 것을 근거로 진품이라고 주장해왔다.
권씨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방송사 부탁으로 미인도 복사본을 보고 따라 그렸는데 처음 접하는 낯설고 생소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며 "원본 그림 크기가 4호도 안 된다고 해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참담한 심정으로 경솔했던 점을 깊이 사죄드린다"며 "늦게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 중앙지에 독자투고를 했으나 실리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미인도'를 권씨가 그리지 않았더라도 다른 위작범이 존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권씨의 주장 여부를 떠나 유족들이 밝힌 위작의 근거는 여전히 밝혀져야 할 지점이다. 국회는 2015년 연말 '천경자 미인도의 재감정 요청의 건'을 통과시켜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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