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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운 샌더스, 더 잘 싸운 클린턴…'멀어진 理想정치'

[2016 美 대선] 낮은 흑인 지지율 만회못해…경선 승리 희박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2016-03-02 16:16 송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AFP=뉴스1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AFP=뉴스1

1일(현지 시간) 치러진 '슈퍼 화요일' 민주당 경선지 12곳 중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4곳에서 대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제치는 선전을 펼쳤다. 

지역구인 버몬트를 포함 오클라호마, 미네소타, 콜로라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이는 클린턴 경쟁 후보가 8개곳에서 승리하며 대세를 굳힌 것과 비교하면 한참 뒤쳐진다. 경선의 승부는 열기, 인기와는 상관없이 철저히 확보한 대의원 수에 의해 결정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많은 대의원이 배정된 텍사스(222명)에서 득표율 32.9%포인트(p)차로 클린턴에 크게 패하면서 대의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두 후보가 이날 현재 획득한 대의원은 샌더스 317명, 클린턴 965명이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주를 포함하면 그 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클린턴으로서는 최종 후보 낙점을 위해 필요한 최소 2383명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대의원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7월 전당대회까지 2997명의 대의원이 걸린 경선일이 16차례나 더 남아 있지만 샌더스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건 샌더스의 아킬레스건인 흑인 유권자 층의 낮은 지지율이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이번 슈퍼 화요일의 패인을 클린턴에게 쏠린 흑인 유권자의 득표율을 샌더스가 비 (非)흑인 유권자 층에서 만회하지 못한 데서 왔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민주당 프라이머리 경선에서 비흑인 유권자 비율은 흑인에 3배에 해당한다. 60%p 격차로 흑인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클린턴을 샌더스가 이기기 위해서는 비흑인 유권자에게 20%p 넘는 지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샌더스는 버몬트 외에는 이 같은 수준의 득표율을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버지니아,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 아칸소주의 백인 유권자는 샌더스보다 클린턴에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AFP=뉴스1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AFP=뉴스1

승리가 예상됐던 곳 조차 샌더스의 동력은 미진했다. 지역구인 버몬트 인근 매사추세츠는 샌더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곳에서도 샌더스는 1.8%p차로 클린턴에게 밀렸다. 

또 버지니아는 중산층 민주당원이 많고 흑인 인구 비율이 적어 샌더스의 승리가 점쳐졌지만 여기서도 샌더스는 클린턴에 19.1%p차로 패했다. 

앞으로 경선이 치러질 지역 중 대의원이 100명 이상 걸린 큰 선거구는 일리노이(156), 플로리다(214), 미시간(130), 캘리포니아(475), 펜실베니아(189) 등인데 이 곳의 여론 조사 결과도 샌더스에 유리하지 않다. 대부분 대선거구에서 클린턴이 샌더스보다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남은 경선에서 샌더스가 흑인 유권자를 설득하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백악관을 향한 그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진 셈이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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