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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수급 가시적 개선…유가 바닥론 '급부상'

美 연말까지 120만배럴 감산 예상…공급차질 속 15개 산유국 "생산량 동결"

(서울=뉴스1) 장안나 기자 | 2016-03-02 07:54 송고 | 2016-03-02 11:57 최종수정
미국 텍사스 퍼미언 원유생산 지대 == © AFP=뉴스1
미국 텍사스 퍼미언 원유생산 지대 == © AFP=뉴스1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원유시장에서 국제유가 바닥론이 급부상했다. 미국의 원유생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의 올해 중 대대적인 감산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감산 와중에 증산 경쟁을 펼쳤던 OPEC에서도 제동이 걸렸다. 이라크와 나이지리아에서 뜻하지 않은 공급차질이 발생해 이란의 원유공급 증산효과를 희석시켰다. 

저유가에 힘입어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5개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해 수급 균형회복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3대 에너지 분석기관인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연구 책임자는 1일(현지시각) "유가가 바닥을 친 듯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8주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달 11일 저점을 형성한 뒤로 유가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 美 셰일업체들 "올해 감산 가속도" 

미국의 일부 메이저 셰일오일 업체들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와 가스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암울한 실적을 발표한 컨티넨탈리소시스와 데본에너지, 마라톤오일이 올해 원유생산을 작년보다 10%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OG 리소시스도 5% 수준의 감산에 나설 전망이다.

애너다코석유는 올해 연간 예산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깎으며 생산량 축소를 예고했다. 

미국의 원유생산은 지난해 봄 정점에 도달한 뒤로 이미 꾸준한 감소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926만배럴에 그쳤다. 지난해 4월 969만배럴에 비해 43만배럴 줄었다.

EIA는 미국의 생산량이 올해말까지 850만배럴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봄 고점에 비해 120만배럴 가까이 축소된 수준이다.

◇ 이라크·나이지리아 공급차질, 이란 증산 충격 상쇄

여기에 이라크와 나이지리아의 공급차질이 가세했다. OPEC 내 2·5위 산유국인 이들은 송유관에 문제가 발생해 원유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공급차질 규모는 하루 평균 80만배럴을 넘어 이란의 최근 원유증산량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터키 운송업계 소식통들은 이라크 쿠르드 원유송유관이 2주간 추가로 폐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남동부의 안전위협이 커짐에 따라 쿠르드원유의 해외수출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2년 만에 최장 기간의 공급 차질이다. 이라크는 그동안 원유생산을 가장 빠른 속도로 늘려온 산유국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주요 유전지대인 포카도스 원유의 수출중단은 4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쉘과 나이지리아 합작법인인 SPDC는 지난달 21일 현지 송유관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포했었다. 송유관 누출로 수출플랫폼으로의 원유선적을 중단한 지 일 주일 만이었다.  

◇ 15개 산유국 원유생산 동결 합의

그 결과 OPEC의 지난달 산유량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OPEC의 2월 산유량은 일평균 3237만배럴로 전월에 비해 28만배럴 줄었다.

주요 산유국과의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사우디 역시 생산량을 하루 1020만배럴로 5만 배럴 줄였다.

현재의 산유량 수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알렉산더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전세계 산유량의 73%를 차지하는 15개 산유국이 원유공급 안정화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노바크 장관은 이란의 동참 없이도 유가를 지지하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IEA "유가, 바닥 쳤다…올해 내내 상승세" 

수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렸다. EIA에 따르면 최근 4주 동안 미국의 휘발유수요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2% 급증했다.

국제 원유시장도 이같은 수급변화를 반영해 추세를 높여가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 1월22일 배럴당 27달러까지 떨어져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2월11일 다시 급락세를 탔으나 29달러대에서 바닥을 확인하고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날 닐 애트킨슨 IEA 국제석유시장 부문장은 한 세미나에서 "유가가 바닥을 통과한 듯하다"면서 "내년 중 원유 시장이 균형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를 반영해 유가가 올해 내내 오를 것이며, 상승세가 내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기적으로 유가 오름세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트킨슨 부문장은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까지 오르면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에게는 생산을 늘려도 된다는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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