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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생쥐 먹을게요"…'좋아요' 구걸 위한 엽기행각들

심리 전문가 "관심 받으려고 법적·도덕적 선 넘는다면 심리치료 필요"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16-02-26 09:00 송고 | 2016-02-26 17:35 최종수정
한 네티즌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News1

오로지 관심을 받으려고 인터넷에 동물학대 영상을 게재하는 등 엽기적 행각을 서슴지 않는 이들이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소위 ‘관심종자’로 불리는 이들에 대해 전문가는 심한 경우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라온 개 강간 동영상을 퍼와 페이스북 가계정(가짜 계정)에 올린 뒤 자신들이 개를 강간해 찍은 것처럼 가장하는 대화를 주고받은 남성 4명을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단지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려고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서 개 강간 사건이 벌어졌다고 판단한 동물보호단체는 이들을 잡으려고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경찰도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적극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개 강간 영상을 올려놓고 “(강간용으로 사용하게) 순이 오늘 빌려도 돼요?” 등의 엽기적 대화를 주고받은 이들 중 개를 실제로 강간한 이는 없었다.

4명 중 경찰에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은 남혁씨(가명·28)는 해당 영상은 자신들이 찍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에서 퍼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상을 보고 누군가 드립(순간적으로 댓글을 재치 있게 남기는 행위)을 칠 때 서로 어그로(이목을 받기 위해 글을 남기는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제의 영상이 중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개 성폭행 동영상' 관련자들이 올린 댓글들. (페이스북 캡처) © News1

남씨처럼 남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강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관심종자'다. 관심종자들이 벌이는 엽기 행각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며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수십마리의 쥐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 최초 공약. 좋아요 10만 개 찍히면 살아 있는 생쥐를 먹겠습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게시글은 10만명 넘는 이들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글을 올린 네티즌은 살아 있는 쥐를 먹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살아 있는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면서도 죄책감 없이 SNS에 올려 자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엽기적인 짓을 저지르고도 관심종자들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개 강간 동영상을 퍼와 자신들이 개를 강간했다는 의혹을 산 이들 중 처벌 가능성이 있는 이는 남혁씨 한 명뿐이다. 남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남성의 신원을 영상 속 인물인 것처럼 속여 이름, 휴대폰 번호 등을 퍼뜨린 혐의(명예훼손)가 인정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나머지 3명은 처벌 근거가 없어 입건도 되지 않았다.

유명 심리학자는 이들의 행동이 자기를 알리고 싶은 욕구와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에겐 심리적·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존재하는데, 현실에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거나 개인적으로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이 SNS에 빠지게 된다”며 “SNS에선 자기를 알리고 싶은 욕구와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비교적 잘 충족할 수 있고, 이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행위가 점차 엽기적·비정상적·폭력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소위 관심종자로 불리는 SNS 중독자들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쾌감을 위해 도덕과 법에 어긋나는 이상행동을 할 정도라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며 “자존감과 자신감 등을 올바르게 성립할 수 있게 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sun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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